종편 시사대담 '이재명 출마 명분 비판, 안철수 연고는 상관없다?'
[2022 지방선거보도 민언련감시단]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2022지방선거보도 민언련감시단은 4월28일 출범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로 5월2일(월)부터 5월6일(금)까지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JTBC <정치부회의>·TV조선 <이것이 정치다>·채널A <뉴스TOP10>·MBN <뉴스와이드>)에서 나온 지방선거 관련 대담을 분석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작성해 5월12일 발표했습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5월2일부터 6일까지 한 주간 종편4사 평일 오후 시사대담프로그램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를 살펴봤습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교육감을 선출하는 만큼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울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은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요?
종편 시사대담, 지방선거·재보궐선거 비중 17.3%
종편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와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청문회 등 지방선거 이외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선거 관련 대담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방송시간을 주제별로 분류해본 결과, 종편4사를 합쳐 선거 관련 대담은 전체 분량의 17.3%로 나타났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찬반 접전을 보인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나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열린 인사청문회가 지방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이슈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선거 관련 대담이 17.3%에 불과하다는 것은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이 유권자에게 지방선거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지방선거 대담 3.5%, TV조선 지방선거 0분
종편은 적은 분량의 선거 관련 대담에서도 지방선거보다는 같은 날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치중했습니다. 종편4사 시사대담 한 주간 전체 방송시간은 1,329분이었는데, 이 중 229분이 선거 관련 대담입니다. 선거 관련 대담 229분 중에서 지방선거 대담은 47분에 그쳤습니다. 전체 방송시간의 3.5%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매우 적습니다. 그마저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관련 내용으로만 채워졌는데요. TV조선은 지방선거 대담을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지방선거 '공방', 재보궐선거 '이재명 명분'
종편은 지방선거 대담 47분 중 절반 가까이인 21분(45.3%)을 후보 간 설전 등 공방을 전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정책을 전한 곳은 JTBC와 MBN뿐인데요. 두 방송사도 정책을 제대로 전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JTBC는 1분에 불과했고, MBN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를 인터뷰하던 중 김 후보의 정책 설명을 2분가량 들은 것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재·보궐선거 대담은 182분으로 지방선거 대담에 비해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하고, 경기 분당갑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20대 대선 주요 후보자가 출마하거나 출마 의사를 밝히자 재보궐선거를 '미니 대선'으로 평가하는 언론도 적지 않은데요.
문제는 재보궐선거가 인천 계양을과 경기 분당갑에서만 치러지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도권 2곳을 비롯해 지방 5곳까지 7개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됩니다. 이재명 상임고문과 안철수 위원장이 출마를 밝히기 전부터 언론이 재보궐선거를 '미니총선'으로 평가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종편 시사대담은 재보궐선거 대담 중 이재명 상임고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만 논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상임고문 관련 대담은 99분(54.4%)으로 재보궐선거 대담의 절반을 넘었는데요. '인천 계양을에 연고가 없는 이재명 후보의 출마는 명분이 없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습니다.
서정욱 “윤희숙, 이재명 7.3% 차로 이길 것”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에서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명분 없는 출마를 비판하며 부적절한 발언도 등장했습니다. 조선일보 <단독-윤희숙 “험지라 못 나가? 당이 요청하면 내가 이재명과 붙겠다”>(5월6일 노석조 기자)에서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가 계양을에 나오겠다고 하면서 큰 판이 벌어졌다”, “안(철수) 위원장, 이(준석)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못 나가겠다면, 당이 요청할 경우 내가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월6일)에서 서정욱 변호사는 “윤희숙 전 의원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7.3% 정도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서정욱 변호사 : 저는 윤희숙 전 의원이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을) 0.73이 아니고 한 7.3% 정도 이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한 7.3% 정도. 왜냐하면 더 이상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소리가 안 나오도록. (중략) 아마 진보진영 내에도 통합적으로 이게 단합이 안 될 거예요. 뭐냐면 이게 이낙연 지지자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를 떨어뜨리는 게 다음 대선에 좋을 수 있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열혈 지지층들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감정이 있어요. (중략) 이게 완전히 통합이 안 되고 분열되면 역반란표로 나올 수 있는 거고 마지막으로 윤희숙 의원의 장점을 보면 이분은 젊고 여성이면서 이게 경제 전문가이고 무엇보다 올해 가장 이슈는 대장동입니다. 대장동 저격수였기 때문에 상당히 전폭적인 우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한 7.3% 정도 이기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국민의힘은 5월10일 인천 계양을에 윤형선 당협위원장 공천을 확정지었는데요. 서정욱 변호사는 방송 당시 출마 의사만 밝혔을 뿐인 윤희숙 전 의원이 몇 퍼센트 차이로 이재명 상임고문을 이길지까지 장담했습니다. 대선 당시 접전 끝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0.73% 차로 이기면서,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 얘기가 나왔는데요. 서 변호사가 이를 염두에 둔 듯 “0.73이 아니고 한 7.3% 정도 이길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서 변호사는 “이낙연 지지자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를 떨어뜨리는 게 다음 대선에 좋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열혈 지지층들도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감정이 있다” 등 근거 없는 발언도 이어갔습니다. 윤희숙 전 의원의 장점을 말하며 “젊다”거나 “여성”이라는 점을 언급한 발언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서정욱 변호사가 선거방송심의규정 중 제4조(정치적 중립)와 제5조(공정성)를 어긴 발언을 내놨지만, 진행자 윤정호 기자는 “서정욱 변호사님의 희망사항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말 바꾼 민현주 “명분 없는 출마 이재명, 안철수 연고 중요치 않아”
MBN <뉴스와이드>(5월6일)에서 출연자가 같은 사례를 두고 다른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에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는데요. 잠시 후 경기 분당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위원장을 언급하면서는 말을 바꿨습니다.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경기도에서 그 많은 기간 동안에 많은 일도 했고요, 선출직으로서 임기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양을로 날아와서 명분도 없는데 그렇다면 인천에서 이재명이라는 후보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중략)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 : 이 대선 주자, 체급들이 아닙니까? 이재명 후보나 안철수 후보나 두 분 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전국구의 의원들이나 후보들이나 마찬가지인 거죠. 그래서 안철수 지금 인수위원장이 분당갑에 출마한다고 해서 거기에 사느냐 안 사느냐, 경기도와 어떤 인연이냐 그렇게 크게 중요하진 않다고 봅니다.
'경기도에서 의정을 펼친 이재명 상임고문의 계양을 출마는 명분이 없다'고 비판하더니, 안철수 위원장의 경기 분당갑 출마를 논하면서 돌연 '이재명과 안철수는 전국구 후보나 마찬가지이므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경기도 연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바꾼 것입니다. 민현주 전 의원이 같은 국민의힘 소속 안철수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위해 앞선 이재명 상임고문 때와 말을 달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진행자 백운기 앵커의 지적은 없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5월2~6일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했습니다
※ 미디어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2022 지방선거보도 민언련감시단 모니터 보고서'를 제휴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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