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섭 법제처장 이임사
법제처장 이임사
사랑하는 법제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께 제34대 법제처장으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2020년 8월 법제처장으로 취임하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법제처는 제가 30년 넘게 몸담아 온 평생의 일터지만, 처장으로 취임하면서는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며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처장으로서의 지난 1년 9개월은 시작부터 끝까지 엄중한 코로나 상황 가운데 늘 처음 같은 긴장감으로 힘써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 위기극복, 국민의 일상과 경제회복을 위한 긴급한 입법과제가 계속 쌓였고,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법제자문, 법령해석 등 지원 요청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같은 마음으로 고민하고 서로 토론하여 얻은 답으로 제때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긴급한 법제지원 수요에 대응하면서정부입법을 총괄하고 불합리한 법령을 개선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작년 21대 국회에서는 역대 첫 정기국회 중 가장 많은 법안이 통과되었고, 낡은 인허가 기준, 피후견인 결격사유 등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기준을 정비했습니다.
국민을 위한, 국민이 주인인 법제를 위해 기울인 노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2020년 12월에 시행된 법령정보법에 따라 법령은 물론, 가스요금 규정과 같은 공공기관 규정까지 국민 누구나 국가법령정보센터 한 곳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국민이 알기 쉽게 법령을 고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민생활과 밀접하면서도 복잡하고 어려운 법령은 그림, 사진, 표와 함께 제공하게 된 것도 국민을 생각한 노력의 결실입니다.
무엇보다 작년 3월, 우리가 계속해 온 국민을 위한 적극행정, 행정법제의 개선 등 행정의 원칙과 기준을 명문화한 행정기본법이 제정된 순간을 저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앞으로 행정기본법은 새 정부의 ‘만 나이 통일’ 정책처럼 국민의 편의와 권리보호를 위한 행정의 기준이나 원칙을 새롭게 도입할 때에도 훌륭한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달려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여러분은 저와 진정한 원팀(one-team)이었습니다.
법안을 만들 때 자문의견을 주고, 만들어진 법안을 심사하며, 시행된 법령을 국민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국민에게 불합리한 법령을 고치며, 국민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법령정보를 관리하는 것까지 이 모든 과정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원팀으로 일해주지 않았다면 앞서 말한 성과를 비롯하여, 2021년 정부업무평가, 종합청렴도 우수기관 등의 좋은 결과도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일의 성패는 과제의 많고 적음이나 그 내용이 어렵고 쉬운지 보다 누구와 함께 일하는지에 따라 더 크게 좌우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서 서로를 잘 알고 깊이 신뢰하는 여러분과 함께 일한 것은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법제 전문성과 역량을갖고 있습니다.
또한 저를 믿고,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기꺼이 최선을 다해 주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참으로 고맙습니다.
함께 한 모든 여정은 저의 자랑으로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처럼 맡은 임무의 중요성을 알고 마음을 다해 일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해봉 시인의 ‘첫 마음’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하며 처음 순간과 첫 마음이 떠오른 것은 마지막은 곧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마지막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사랑하는 법제처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을 기쁜 마음으로 격려하며 떠나갑니다.
늘 처음처럼 새 마음으로 일하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법제처는 날마다 새로우며 깊고 넓은 법제로 국민의 삶을 보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늘 지지하며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5. 법 제 처 장
이 강 섭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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