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달러에서 0.005달러 됐다" 끝없이 추락하는 루나, 바이낸스는 상장 폐지 결정

김효선 기자 2022. 5.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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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루나 상장 폐지 결정
국내 거래소들 "상장 폐지 신중히 정할 것"

‘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의 폭락으로 연일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루나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상황을 더 지켜보고 상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쳐

바이낸스는 13일 9시 40분(한국 시간) 기준으로 루나의 거래페어를 제거 및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는 현물 시장에서 LUNA/BTC, LUNA/BIDR, LUNA/AUD, LUNA/BNB, LUNA/ETH, LUNA/USDT, LUNA/GBP, LUNA/BRL, LUNA/TRY, LUNA/EUR 등 거래페어를 상장폐지한다. 선물 시장에서도 LUNA/BUSD, LUNA/USDT, LUNA/BTC, 격리마진 페어 LUNA/BUSD, LUNA/USDT, LUNA/BTC, LUNA/ETH, LUNA/UST에 대한 거래를 중단한다.

앞서 전세계 코인 시가총액 8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던 루나는 며칠 만에 수직낙하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119달러선에서 거래됐으나 이날 오전 11시 40분 코인마켓캡에서 0.005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국 달러에 1대 1 가치가 고정돼야 하는 테라(UST)는 같은 시각 0.19달러에 거래되며 스테이블코인(가격이 고정된 암호화폐)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바이낸스에서 루나가 상장 폐지 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테라는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

테라와 루나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하는 코인이다. 테라는 미국 달러 등 전통자산과 1대 1 가치 연동을 목표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며, 루나는 소각을 통해 테라 가격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코인이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가상자산 시세가 하락하며 투자자들이 테라를 매도하자 루나 가격도 함께 떨어졌고, 이에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하며 테라가 급락했다. 이로 인해 테라가 디페깅(Depegging·달러와의 가치 유지 실패 현상)되는 알고리즘 붕괴 현상이 일어났고, 투자자들은 루나의 ‘패닉셀’(투매)에 나섰다.

루나와 테라가 서로의 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에 빠지며, 루나는 매 시간 신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사태가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지난 11일 루나 가격은 50% 넘게 폭락한 30달러대에 거래됐다. 다음 날 1달러대까지 떨어진 데 이어 현재는 0.005달러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가치가 없는 수준이 됐다.

바이낸스가 결국 루나를 상장폐지함에 따라, 현물 및 현물 시장에서 루나 거래는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바이낸스가 만든 스테이블 코인 ‘BUSD’로만 루나 페어 거래가 가능하다.

한편, 바이낸스와 달리 국내 거래소들은 루나의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코빗 관계자는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상장폐지 여부는 추후 상황을 보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섣부르게 결정하면 투자자 돈이 정말 종이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계속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거래소들은 루나를 유의 종목에 지정한 바 있다. 빗썸 관계자 또한 “담당 부서에서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의 피해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권도형 대표의 가족이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20분쯤 신원 불상자 A씨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권 대표의 집에 침입해 초인종을 누르고 도주했다. 권 대표의 배우자는 경찰에 긴급 신변보호를 요청해 신변보호 대상자가 됐다.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미 CNBC방송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체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000억달러(약 258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이 시각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만951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24시간 전보다 각각 3.62%, 10.26%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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