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새 韓中관계 시금석은 북핵 폐기 공조

기자 2022. 5. 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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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한·중 양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시작됐다.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조바심과 견제의 중국식 표현이다.

한국 국민은 특히 지난 정부에서 중국이 시 주석 방한을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해 영향력 증대의 한 방편으로 삼았다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중국이 여전히 자국의 입장과 우려를 한국에 강변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받아치기에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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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중국학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한·중 양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시작됐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경축 사절로 파견했다. 시 주석과 관계가 예전 같진 않다지만, 왕 부주석은 반부패 사정(司正) 정국을 실질적으로 주도했으며, 연임 제한을 받지 않는 현직 국가 부주석이다.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조바심과 견제의 중국식 표현이다.

이를 반영하듯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친서 전달과 함께 경축 사절로는 이례적으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원활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등 실질적 협력의 심화를 제안했다. 문화 교류 확대와 다자 조율 확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과의 협력 강화 등도 제시했다. 동시에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언급하면서 ‘민감한 문제의 타당한 처리’를 이번에도 주장했다. 사드(THAAD) 추가배치 반대와 한·미·일 동맹 강화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편입도 하지 않는다는 ‘3불(三不)’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북핵 폐기 공조가 먼저다.

또한, 윤 대통령의 방중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한을 고대한다면서 사실상 시 주석 방한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 이후 지난 8년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한국 국민은 특히 지난 정부에서 중국이 시 주석 방한을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해 영향력 증대의 한 방편으로 삼았다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의 화답은 관례상 중국 지도자의 답방이 순서라는 의미지만, 전체적으로 향후 대중 관계 설정이 지난 정부와는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바란다면서 더 이상의 대미 경사를 원치 않음을 누차 피력했다. 그러나 윤 정부가 한·미동맹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인권 등을 공유하는 포괄적 가치동맹으로 확대해 아태지역과 글로벌 질서의 미래 비전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긴장하고 있다. 한미동맹 재건과 한·일 관계 개선으로 한·미·일 삼각 공조가 강화돼 미국 주도의 대중 압박 심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평화 체제 구축보다는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새 대북정책도 중국으로선 부담스럽다. 기존과는 다른 ‘실질적’인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역할을 기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수교 30년을 맞은 한·중 관계는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드 갈등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문제가 정치화하면서 양국 국민의 감정은 악화일로다. 중국이 여전히 자국의 입장과 우려를 한국에 강변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받아치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익에 기반한 분명한 원칙 전달은 필수다. 하지만 때로는 중국의 조바심에 대한 유연한 맞장구도 필요하다. 중국을 자극하거나 적대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외교란 상대방과의 치열한 협상을 통해 자국 이익 극대화를 실현하는 활동이다. 중국이 계속 자국 입장만 강조하면 협력적 양자 관계의 접점을 찾기 어렵다. 지난 30년을 반추하면서 첫 단추를 잘 꿰려면 양국 정부의 허심탄회한 논의와 노력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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