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줄기 타야 살아남는 타잔.. 산업의 생존도 '혁신적 이동'에 달려

박동미 기자 2022. 5. 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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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타잔'이다.

인생에 '줄기'라고 부를 것은 많지만, '타잔 경제학'에선 주로 지금 몸담은 회사, 산업, 직종을 말한다.

저자는 당시를 라디오헤드가 낡은 모델을 놓고 생존을 위해 새로운 줄기로 옮겨 탔으며, 우리가 '타잔 경제학'을 정면으로 마주했던 때로 평가한다.

타잔이 줄기를 바꿀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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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경제학 | 웰 페이지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우린 모두 ‘타잔’이다. 생존법은 하나다. 한쪽 나무줄기에서 다른 한쪽 나무줄기로 넘어가는 것. 인생에 ‘줄기’라고 부를 것은 많지만, ‘타잔 경제학’에선 주로 지금 몸담은 회사, 산업, 직종을 말한다. 디지털 혁명 속에서 (다행히도) 아직 파괴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우리 대부분은 이미 낡았고, 어쩌면 끊어지기 직전의 줄기에 매달려 있다. 그러니 늘 생각하라. 언제, 어떻게, 어떤 줄기로 이동할 것인가. “아아아∼”는 환호가, 혹은 비명이 될 수도 있다.

책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수석 경제학자가 쓴 ‘타잔을 위한 생존법’이다. 붕괴하던 음악 산업에서,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줄기를 잡으며 통찰한 것들을 정리했다. 예컨대, ‘주의력 경제학’. 사람들의 주의력은 점점 떨어지고, 음악 업계는 새 상품을 빠르게 내놓았다. 평균 4분 30초였던 음악은 디지털 혁명을 겪으며 3분대로 줄었다. 귓가를 때리는 후렴은 전주 대신 맨 앞으로 갔다. ‘청중’을 붙잡아둬야 하니까. 책은 세계적인 록밴드 라디오헤드가 2007년 CD 대신 아이튠즈 음원 공개를 택했던 파격 행보를 소개하며, 외부 주체를 참여시키는 ‘구매’ 전략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생산’ 전략으로의 전환을 선도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당시를 라디오헤드가 낡은 모델을 놓고 생존을 위해 새로운 줄기로 옮겨 탔으며, 우리가 ‘타잔 경제학’을 정면으로 마주했던 때로 평가한다.

저자는 ‘로코노믹스’(Rockonomics·대중음악 경제학)라는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기도 하다. 또, 지난 20년간 음악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1999년 미국인 1억7000만 명이 CD를 샀고, 일인당 소비는 63달러였다. 2019년 CD 구매자는 4800만 명, 일인당 소비는 29달러로 줄었으나 스트리밍에선 얘기가 다르다. 2011년 450만 명이었던 구독자는 2019년 9340만 명으로 약 20배 폭증했고, 일인당 소비는 81달러다. 따라서 음악 업계를 타산지석 삼으면 지금의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것. 거대한 변화와 위기를 겪고 있는 방송, 영화, 신문, 출판, 광고는 물론이고, 독점적 통제권을 누려온 법률과 금융, 회계 분야까지 음악 업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잔이 줄기를 바꿀 타이밍. 즉 혁신의 순간을 ‘냅스터 모먼트’라 부른다는 것만 봐도 왜 이 로코노믹스 경제학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 설득된다. ‘냅스터’는 1999년에 나온 음악 파일 공유 사이트로 음반 판매량을 급격하게 떨어트리고, 음반사들을 줄 파산에 이르게 했다. 저자는 우리가 ‘냅스터 모먼트’를 알면서도 그럭저럭 수익이 난다는 이유로, 언젠가 문제가 사라지거나 사소해지기를 막연히 바라며 낡은 줄기를 꼭 붙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유명 가수들의 노래와 순위 이면을 분석하기도 한다.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비즈니스적 측면을 읽는 새로운 눈을 더할 수 있고, 만약 자신의 분야에 위기를 느껴 돌파구를 찾고 싶다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끊어진 줄기를 부여잡고 곤두박질치기 전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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