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새 대통령 취임식에 즈음한 나의 소망

강도묵 대전·세종·충남 경영자 총협회 회장 2022. 5. 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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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묵 대전·세종·충남 경영자 총협회 회장

엊그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식을 바라본 국민의 마음은 밝지 않다. 새로 출발하는 정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가지 않아서가 아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정치 현실이 너무 암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나만이 갖는 불안감이 아니다. 여론에서도 이미 누누이 지적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는 더러 빚어질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마음을 달래려 하나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국민의 대다수가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국민 화합을 꼽고 있다. 0.73%포인트 박빙의 차이로 당락이 갈리고 보니 선거 후에도 많은 갈등이 남았다. 현저한 득표 차이로 당선이 됐으면 별문제 되지 않았을텐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진 쪽에선 아쉬움이 있고, 이긴 쪽에선 늘 발목이 잡힌다. 거기에 더해 거대 야당과 협치를 해야 하는 새 정부로서는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우리의 정치 현실이 갖는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탄핵으로 물러난 정부가 있었고, 이어서 들어선 정부는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갖고서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촛불집회로 들어선 거대 여당의 정권 교체는 우리 정치사에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든 야든 0.73%포인트의 의미를 깊이 새기는 노력이 없단 것이다. 이는 별 차이 없이 우리의 국민이 둘로 갈라져 있다는 걸 의미한다. 너무도 정확하게 둘로 쪼개져 있어 그 세력이 팽팽함으로써 쉽게 합일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이 난국을 타개하려면 온 국민의, 특히 정치인들의 깊은 성찰과 반성에 이은 행동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런 상황의 타개를 위해서는 상대의 배려만을 요구해선 안 된다. 자신들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자존심으로 해결하려 하면 절대 불가능하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속으로는 진영논리에 빠지면 국가에는 희망이 없다. 이 일에는 먼저 양보하는 자가 국민을 더 사랑하는 모습이다. 힘을 가진 자가 배려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현실에서 보면 행정에서는 실권을 잡은 여당이 양보하고, 의회에서는 다수당이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만이 이 난국을 풀어낼 수 있다.

기업하는 사람으로서 새 정부에 꼭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 기업 운영엔 정부가 큰 원칙만 제시하고 기업을 믿고 신뢰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망하기를 바라는 사업가는 없다. 기업의 장래를 가장 걱정하는 사람은 그 기업의 사업주이다. 지나치게 정부가 규제만을 들고나오면 기업은 숨 쉴 수가 없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규제를 풀어주었으면 한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기업에 가해지는 많은 규제는 사고의 활동을 억제하여 기업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

120㎝로 뛰어오를 수 있는 벼룩을 25㎝의 유리관으로 한 시간 정도 가둬 놓으면 관을 벗겨도 25㎝ 이상 뛰어오르지 못한다. 또 코끼리를 2m의 고삐로 장시간 묶었다 풀어주고 2m 밖에 먹이를 놓으면 그것을 먹지 못하고 죽는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규제 속에 길들여지면 창의력이 소실돼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기업가의 창의력이 보태져야 원대한 발전이 가능하다. 새 정부에서는 기업인들에게 규제보다는 마음껏 활동하고 노력하여 활기찬 기업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완화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정치인에게 주문하고 싶은 국민의 소망은 분명하다. 협치를 위한 배려를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새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도 크다. 규제 완화로 기업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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