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맥락 속 존재감을 드러낸다' 건축가 서자민, 허근일(下)
[효효 아키텍트-128] 부산 금정구의 <프로젝트 재해석>(PROJECT RE-INTERPRET. 2021)은 증축과 리노베이션을 동시에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새로운 덩어리를 새롭게 선보인다는 개념을 잡았다. 기존 건물을 관통하여 신설된 붉은 콘크리트 코어는 두 개의 건물을 단일 건물로 새롭게 작동시킨다. 한쪽은 붉은 콘크리트 매스를, 나머지 한편은 가벼움과 경쾌함이 느껴지도록 목표를 잡았다. 단계적으로는 왼쪽을 먼저, 오른쪽을 나중에 하기로 했다. 한쪽은 습식, 한쪽은 건식 공법이다. 영속적이고 지속가능한 구법이 무엇일까, 각각의 코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수직 증축이 가능하냐를 고민했다.
2016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칠레 출신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1967~ )는 빈민들을 위해 대지 절반에 구조를 갖춘 집을 지어준 뒤 나머지 절반은 경제적인 여유, 가족 구성원이 증가되었을 때 주민들 스스로 집을 증축하도록 했다. 조형이 아니라 개념이 우선되었다. 1960년대 페루 수도 리마 인근에서 UN의 도움, 가변성과 유연성, 증식과 변화가 핵심 가치인 일본의 메타볼리즘(Metabolism) 건축가들이 주도한 건축적 실험 프로젝트의 맥락을 잇는다고 볼 수 있다.
두 건축가는 수년 전 김태수펠로십의 지원을 받아 남미 안데스산맥 왼쪽인 페루와 칠레를 육로로만 여행했다. 다른 세계의 건축물들을 보았다.
두 건물은 매스와 구조, 재료에 있어 다른 방식의 접근으로 대비와 균형을 동시에 만들고 있다. 대표적 구도심 상권 지역의 40년 연식의 두 개 건물을 각각 수직 증축하고 연결하여 하나의 건축물로 재탄생시킨 작업이다.
터파기 때 땅에서 나온 자연석을 하나하나 쪼개어 전통 돌쌓기 방식으로 담장을 만들었다. 김해는 철 성분이 가득한 땅으로, 땅에서 돌을 꺼내어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붉게 핀다. 흙으로 구운 벽돌과 꺼내어 놓은 돌이면 집을 구성하는 재료로 충분하다고 보았다. 건축법은 담장 규제가 과하다. 담장을 없애다시피 해야 되니 전원주택도 벽체를 폐쇄적으로 만든다.
여차사랑은 이곳에 있었던 옛집과 공간, 마을에 대한 해석이 우선되어야 했다.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 사람들에게 주목받으며 마을에서도 중심이 되는 매스 세우기를 주제로 삼았다. 벽돌을 가로로 쌓아서 스케일감을 줄였다. 화이트 고벽돌을 이 등분, 삼 등분해서 다른 질감을 내도록 연출했다.
담은 낮고, 형태는 산세와 어우러지며, 전돌은 잡힐 듯한 스케일로 쌓여있고, 툇마루와 사랑방은 용도를 달리하여 자리를 잡게 했다. 추억 속 옛집처럼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프리랜서 효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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