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00:1도 넘는다".. 공동주택용지에 몰리는 건설사들

최온정 기자 2022. 5.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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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택지개발사업구역에서 매물로 나온 공동주택용 용지를 낙찰 받으려는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발사업구역 내 택지의 경우 이미 교육·문화·교통 등 인프라가 갖춰져있고, 각 지자체가 일자리도 확보해놓은 경우가 많아 아파트를 지어 분양수익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인기 지역의 경우 공고가 뜰 때마다 200개 안팎의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공공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평택 브레인시티를 개발하는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는 지난 3월 공동주택 용지 2개 필지(공동4구역, 공동6구역)를 매각했다. 두 필지의 경쟁률은 각각 225대1, 223대1(무효입찰 제외)을 기록했다.

광주 북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이 가동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같은 도시개발용지 안에서도 단독주택용지와 상업용지, 지원용지에 대한 경쟁률은 각각 100대1, 10대1이 채 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부 용지는 지원자가 없어 유찰되기도 했다.

이처럼 공동주택용지 입찰 경쟁이 치열한 것은 기반시설까지 모두 갖춘 ‘완성품’ 형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분양 걱정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용지가격을 시세보다 저렴한 감정가격으로 정해놓고 추첨 방식으로 입찰을 하다보니, 운이 좋아 당첨이 되면 막대한 분양수익을 누릴 수 있다. 브레인시티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여해 일자리 확충에 힘쓰고 있는 사업의 경우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각 지자체가 실시하는 택지·도시개발사업이 점차 줄어들면서 수도권에서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택지를 찾기가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물건이 나오는 족족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특히 가격이 시세 대비 싸거나, 추첨 형식으로 입찰이 진행될 경우 낙찰받기만 하면 ‘로또’가 될 수 있어 주택사업자 입장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지역에서도 공동주택용지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매각된 여수 죽림1지구 도시개발구역의 공동주택용지 A6구역(낙찰가 342억원)과 A5구역(351억원)의 경우 입찰에 각각 579명, 571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600대1에 육박했다. 경남 양산시 가산일반산업단지 내 공동주택용지(350억원)도 작년 12월 진행된 1필지 추첨에 217건 입찰됐다.

물론 모든 공동주택용지가 인기리에 팔리는 것은 아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이거나, 같은 공동주택용지더라도 아파트가 아닌 연립주택을 짓는 곳은 유찰되는 일이 종종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입찰을 진행한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연립주택용지(79억)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지난 2020년 12월 입찰을 진행했던 남악신도시 오룡지구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연립주택용인 46블록(244억)·47블록(195억) 입찰에 참여자가 없어 나란히 유찰됐다.

수도권 도시개발사업지에 위치한 아파트용지여도 임대주택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인기가 없다. 수원 망포지구에서는 작년 7~10월 사이 세차례나 매물로 나왔던 공동주택용지 B1구역(1127억원)이 참여자가 없어 유찰됐다. 망포지구에서 분양한 택지 중 현재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수원시 장안구 이목지구 도시개발구역(이목동 475 일원)에서 매물로 나온 공동주택용지 A1구역(933억)·A2구역(1008억)도 2020년 1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3차례 입찰이 진행됐지만 임대주택용지로 공급되는 바람에 입찰자가 없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택지개발이 시간이 워낙 걸리는 작업이라 사업흥행 여부에 따라 관심도가 다르다”면서 “지방에서는 사업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경쟁률이 낮고, ‘흥행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있는 수도권에서도 임대주택처럼 수익을 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곳은 입찰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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