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지만 존엄 지킨 실버 취준생의 마지막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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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실버 취준생 분투기'가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이번에 나온 유고집 <예순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는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비롯해 가난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노후를 보내면서도 저자가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글들을 담았다. 예순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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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이순자 유고산문집
이순자 지음 l 휴머니스트 l 1만5000원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실버 취준생 분투기’가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전형적인 종갓집 맏며느리로 가족에 헌신적인 삶을 살던 저자가 황혼이혼 후 뛰어든 취업 전선을 기록한 원고지 160매의 글은 한국 사회에서 빈곤 노인이 처한 현실을 심층적으로 드러낸, 완성도 높은 르포르타주였다. 경북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으로, 저자가 그렇게도 원하던 작가로서 주목받기 직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유고집 <예순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는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비롯해 가난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노후를 보내면서도 저자가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글들을 담았다. 환갑 넘어 생계 전선에 뛰어든 저자에게 그가 가지고 있던 상담치료사 등 여러 자격증은 무용지물이었다. 주어진 건 백화점, 공사장 청소, 어린이집 주방 담당, 유아돌보미, 장애인 활동 지원사 등 일용직에 가까운 일뿐이었다. 그나마도 사용자에게 노인은 어떤 피고용인보다 손쉽게 갈아치울 수 있는 존재였기에 그는 4년여간 열 개도 넘는 직업을 전전해야 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돌보던 이들에게 보여준 저자의 연민과 애정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상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유고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 도 함께 나왔다. 저자의 스승이었던 이문재 시인은 서문에서 “기초생활 지원금을 받는 ‘독거노인’으로 살아가지만 생에 대한 존엄을 잃지 않았던” 저자에 대한 마음 깊은 애도를 남겼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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