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더 잘 알고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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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다.
"메타인지가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을 때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틀렸을 때 약한 자신감을 보이는 경향을 드러낸다. 반면 메타인지가 안 좋은 사람들은 실제로는 자신이 틀렸는데도 때때로 강한 자신감을 보이거나 자신이 옳은데도 약한 자신감을 보인다." 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그것을 잘 안다면 '메타인지 감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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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Book] 정인경의 과학 읽기
나 자신을 알라
스티븐 M. 플레밍 지음, 배명복 옮김 l 바다출판사(2022)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다. 이쪽 길로 가야 할지, 저쪽 길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잘못된 길에 들어섰음을 알아채곤 다시 돌아온다. 이렇게 자신의 판단을 확신할 수 없어서 의심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병코돌고래는 저음과 고음을 구별하는 실험에서 때때로 답 맞추기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판단이 불확실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세번째 레버를 고안했는데 병코돌고래는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할 때마다 세번째 레버를 눌렀다. 병코돌고래뿐만 아니라 마카크원숭이나 쥐들도 자신의 선택이 맞을지 틀릴지를 판단하는 감각이 있다.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아는 것, 바로 메타인지를 생물 종들은 갖고 태어난다.
스티븐 M. 플레밍의 <나 자신을 알라>는 이러한 메타인지와 자기인식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책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메타인지가 왜 출현했는지, 자기인식이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생명체에게 생존이란 변화하는 지구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이다. 우리의 지각은 불완전하여 세상을 완벽하게 알 수 없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뇌의 신경회로에 자신의 감각을 의심하는 능력이 생겨났다.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면서 실수를 보정하고 제어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메타인지는 자신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성찰하는 자기인식과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살피는 마음 읽기로 발전하였다.
이렇듯 메타인지와 자기인식의 핵심은 지각과 앎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태도다. 내가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언제든 마음과 행동을 바꿀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뇌가 각각 다르듯 메타인지 능력에 차이가 있다. 똑똑하거나 아는 것이 많다고 메타인지가 좋은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메타인지는 이렇다. “메타인지가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을 때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틀렸을 때 약한 자신감을 보이는 경향을 드러낸다. 반면 메타인지가 안 좋은 사람들은 실제로는 자신이 틀렸는데도 때때로 강한 자신감을 보이거나 자신이 옳은데도 약한 자신감을 보인다.” 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그것을 잘 안다면 ‘메타인지 감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나 자신을 알라>에서 지은이는 여러 실험을 통해 메타인지의 실체를 입증한다. 메타인지가 좋은 사람일수록 전전두피질의 전두극에 회색질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메타인지가 좋은 사람이 따로 있고 성격처럼 타고난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그렇다고 평생 동안 메타인지가 고정되어 있지는 않다. 메타인지와 자기인식, 마음 읽기는 글을 읽고 쓰는 것과 같이 사회 공동체에서 키워지는 인지적 도구이다. 때문에 훈련과 경험을 통해 메타인지 감수성은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메타인지와 자기인식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준다.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는 존재다. 나아가 자신과 다른 이의 경험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종이다. 서로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야기하며 협력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나를 성찰하고 너를 배려할 수 있기에 지혜롭고 절제할 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원하나?” 기계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가르쳐주는 세상이 아닌, 우리가 자신을 알고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기인식의 활용이 더욱 요구된다.
과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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