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스리랑카 시위 격화되자 발포.. 국회의원 등 9명 사망

스리랑카 정부가 11일(현지 시각) 극심한 경제난을 비판하며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라는 명령을 군과 경찰에 내렸다고 미 CNN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고통을 겪던 스리랑카 국민들은 올 들어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친정부 세력과 충돌하면서 잇따라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최대 도시 콜롬보에서 정부 지지자와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했고, 시위대에 쫓기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역 의원 등 9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2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의 사임에도 라자팍사 가문의 별장과 현역 의원의 집 등 주택 38채와 차량 47대가 불타는 등 시위대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초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스리랑카의 국가 부도 위기는 개발도상국 금융 위기의 시작일 뿐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IMF와 세계은행은 스리랑카가 탄광에서 가장 먼저 위험을 경고하는 카나리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뿐 아니라 대다수의 저소득 국가들은 코로나 유행, 대외 부채 급증,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연료 가격 급등으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 25국, 아시아 25국, 중남미 19국 등 69국이 식량 가격과 에너지 가격 상승, 긴축 재정이라는 삼중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밀 수입을 의존해온 이집트·튀니지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력 공급이 제한된 파키스탄은 이미 IMF에 지원을 요청했다.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영국 더타임스에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서 식량 가격이 더 큰 폭으로 급등하고 있다”고 했다. 식량 공급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많고, 공급망 붕괴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라인하트는 “우크라이나에 밀 수입을 의존해왔던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전쟁 이후 밀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다”면서 “개발도상국에서는 가구당 식품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타격도 훨씬 크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으로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개도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부채 상환 비용과 수입 물품의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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