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무용] 구두점의 나라에서
느낌표, 쉼표, 마침표, 물음표가 무대에서 출렁인다. 구두점(句讀點)들의 춤이다. 무용수들이 글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문장에 찍는 저 부호들 같은 의상을 입고 점프하고 쉬고 멈추고 비킨다. 모이고 흩어지고 회전하기도 한다. 억양과 의도, 감정을 나타낼 때도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14~2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올리는 ‘구두점의 나라에서’(안무 정영두)는 구두점들의 이야기를 무용수들의 몸과 조형적 움직임, 감각적 무대미술과 피아노로 표현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이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은 후 올해 가정의 달에 현대무용 치곤 꽤 긴 공연 기회를 얻었다. 구두점이라는 익숙한 조형들이 모여 만든 낯선 형태가 주는 시각적 쾌감과 유머가 돋보인다.
동명 그림책을 감각적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했다. 안무가 정영두는 “공연은 이야기나 그림으로부터 영감을 얻었지만,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무용·음악·무대 등 여러 장르를 독립적이면서도 자유롭게 표현했다”며 “색다른 재미와 호기심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살아 있는 구두점이 된 무용수들은 무대 위에서 음악에 반응하는 음표가 되기도 하고, 다른 구두점들과 만나 독특한 조형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평화로우면서도 긴장감이 가득한 새로운 세계랄까. ‘구두점의 나라에서’는 우리 일상에 녹아든 구두점 부호들의 의미를 시청각적으로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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