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인터뷰] 줄곧 짝사랑만 한 32살 황인엽 "왜 날 좋아해 주지 않을까, 물음표"
"짝사랑해도 표현 못해, 경험 도움 안 되더라"
"父 공부 강요 안해, 초등학생 때는 반에서 10등 정도"
"32살에 고등학생 연기, 동안이라 생각 못 했는데"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짝사랑 경험이요? 전혀 도움 되지 않았죠. 제가 맡은 캐릭터가 저보다 용기 있는 친구들인 것 같아요. 저는 마음만 있지 표현을 못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도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왜 날 좋아해 주지 않을까?' 하는 물음표를 띄어놓는 것 정도인 것 같네요."
12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안나라수마나라' 배우 황인엽이 드라마 '18어게인', '여신강림'에 이어 '안나라수마나라'까지 줄곧 짝사랑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실제 경험이 도움이 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일 공개된 '안나라수마나라'는 가난 때문에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 분)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황인엽 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 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4위에 오른 소감을 묻자 황인엽은 "제작 단계부터 촬영까지 2년 정도 걸렸다. 열심히 만든 만큼 큰 사랑 줘서 감사하다. 이렇게 많이 사랑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극 중 나일등은 겉으로 보기엔 다 가진 것 같지만, 서툴고 귀여운 면도 큰 인물. 황인엽은 나일등에 대해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살던 친구라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 그러다 마술사 리을을 만나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는 친구"라며 "공부 외에는 서툰 부분이 많다. 좋아하는 여자친구 앞에서 감정 표현도 잘 못한다"고 소개했다.
나일등의 목 뒤에 있는 흉터에 대해서는 "결핍이 있고 상처가 있는 친구다 보니 목 뒤를 긁는 장치를 넣었다"고 밝혔다.
김성윤 감독과 나일등 캐릭터에 관한 생각이 달라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도 거쳤다. 황인엽은 "감독님이 생각한 나일등은 투박하고 소통할 수 없는 사람이었고, 내가 생각한 나일등은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버벅대고 귀여운 모습도 있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틀에서 벗어서 캐릭터를 개조하는데 의견을 많이 수용해줬고, 믿어줬다"라며 "그렇게 투박한 친구에서 조금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일등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오디션으로 캐스팅 된 황인엽. 그는 오디션 보기 전에 원작 웹툰을 다 봤다며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봤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자 그는 "판타지 뮤직 드라마라 모든 게 처음 시도되는 거였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라 부담감보다 멋지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강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께서 나와 나일등과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일까 생각하기보다 황인엽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했다. 2시간 가까이 이야기했는데 나라는 사람에 관해 물어봐줘서 감동했다"고 고마워했다.
황인엽은 부모님께 꿈을 강요받는 나일등과는 전혀 다른 학창시절을 살았다고. 그는 "내 아버지는 나일등 아버지와는 정반대다. 부드럽고 인자하다. 항상 내게 하신 말씀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행복하다는 거였다. 이틀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한다고, 앞으로 네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공부가 아니어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부모님과 드라마도 많이 봤고, 생각도 자유분방하게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일등은 수학 빼고는 1등을 놓치지 않은 아이였던 터. 황인엽의 실제 학창시절 성적 역시 나일등과는 달랐을까. 그는 "나일등처럼 공부를 최선을 다해 하지는 않았다. 공부보다는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다"며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10등 안에는 들었던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안나라수마나라'를 본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황인엽은 "너무 따뜻했고, 감동적이었고, 공감되는 드라마였다고 말씀해줬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꼽는 황인엽의 '최애작'에 대해서는 "어느 한 작품을 못 꼽더라. 내가 나오면 다 좋다고, 몇 번씩 돌려본다"라며 미소 지었다.
올해 32살인 황인엽은 드라마 '여신강림'에 이어 이번에도 교복을 입고 10대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이에 황인엽은 "나이를 생각하고 오디션을 보지는 않는다.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 해줬으니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동안이라고 해주고 사랑해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지금까지 내가 동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부모님이 동안이더라. 그때서야 나도 동안이라는 걸 깨달았다. 교복을 앞으로 얼마나 더 입을 수 있겠나.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을 남길 수 있는 거라 생각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을 연기하기 위해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었냐고 묻자 그는 특별히 피부를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부모님이 어렸을 적부터 선크림을 열심히 발라주고, 햇볕에 잘 타는 피부라 팩을 많이 해줬다"며 "이번에도 마스크팩을 사서 많이 붙였다"고 밝혔다.
황인엽은 2018년, 20대 후반의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그런 면에서 앞만 보고 달려가야 했던 일등이의 마음을 공감했을까. 황인엽은 "오히려 난 20대 초중반 때 달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내가 10대 때 생각했던 20대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20대 후반이 되고서야 힘을 많이 뺀 것 같다. 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성공을 해야한다는 부담감보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10대 때 생각한 20대 황인엽은 어떤 모습이었냐고 묻자 "굉장히 멋진 어른이 됐을 거로 생각했는데, 막상 20대가 되니 그렇지 않더라"며 "부모님이 말하길 자신들도 마음은 여전히 27살이라더라. 단지 달라진 건 내 모습일 뿐이라고.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많아지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지 마음은 늘 똑같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최성은, 지창욱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황인엽은 "최성은과는 소통이 잘 돼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고마운 친구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내가 고민되는 지점이 있을 때 옆에서 조언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창욱 선배님은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는 너무 젠틀해서 닮고 싶은 부분이 많다. 내가 많이 긴장할 때가 있었는데 지창욱 선배님이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나도 저런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황인엽은 리을과 아이에게 공감됐던 부분에 대해 "아이는 삶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려 하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와닿았고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며 "리을이는 어른인데 어른이고 싶지 않은 어른이라 공감갔다"고 말했다.
극중 나일등은 짝사랑하는 아이에게 돈으로 환심을 사려하고 아이를 미행하고 리을을 질투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다가가냐고 묻자 황인엽은 "최대한 진심을 표현하려고 할 것 같다. 나는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인엽의 차기작은 내달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이다. 그는 "지금까지 때로는 반항적이고 때로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진중하고, 부드럽고, 고민이 많고, 섬세한, 조금 다른 결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에는 짝사랑이 아닐 수 있다. 서현진과의 멜로라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제게 '안나라수마나라'는 도전이었어요. 모든 게 다 처음 시도되는 거였죠. 촬영 내내 행복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연기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줘서 행복한 추억으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일등이는 제게 여전히 안타깝지만, 행복했으면 하는 친구입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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