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조종사 대신 승객이 '기적의 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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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조종사가 없어요. 저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법을 모릅니다."
기장이 건강상 문제로 조종할 수 없어 비행 경험이 없는 승객이 기장석에 앉은 것이다.
20년차 베테랑 비행교관 출신인 그는 9인승 단발기인 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한 적은 없지만 조종석 지도를 보며 침착하게 승객을 유도했다.
팜비치 소방 당국은 성명을 내고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환자(조종사) 1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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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사·승객, 조종법 무선 교습
비행 마친 후 기장은 병원 이송
10일(현지시간) 미국 바하마에서 출발해 플로리다 2.75㎞ 상공을 비행하던 경비행기 세스나 208 캐러밴에서 다급한 목소리의 교신이 전해졌다. 기장이 건강상 문제로 조종할 수 없어 비행 경험이 없는 승객이 기장석에 앉은 것이다. 당시 기내에는 조종사와 승객 두 사람만 있었다.
이를 전달받은 플로리다주 팜비치국제공항의 로버트 모건 항공통관제사는 현재 위치를 물었고, 승객은 “모르겠다”만 연신 반복했다. 모건은 “날개 높이를 유지하고, 해안선을 따라가고 있으면 우리가 레이더로 찾겠다”고 지시했고, 4분 뒤 항공기를 발견했다. 20년차 베테랑 비행교관 출신인 그는 9인승 단발기인 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한 적은 없지만 조종석 지도를 보며 침착하게 승객을 유도했다. 두 사람의 긴박한 교신은 한동안 이어졌고, 비행기는 흔들렸지만 안전하게 착륙했다.
모건은 승객에게서 “지상에 도착했어요. 어떻게 (시동을) 끄죠?”라는 무전이 들려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엉겹결에 조종간을 잡은 승객과 모건 두 사람은 지상에서 기쁨의 포옹을 했다. 교신을 듣던 다른 관계자들은 “방금 승객이 착륙시킨건가? 세상에”라고 함성을 질렀다고 한다.
미국 CBS 등에 따르면 조종간을 잡은 승객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코네티컷주에 등록된 이 항공기는 카리브해 바하마의 공항에서 1시간 전 이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팜비치 소방 당국은 성명을 내고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환자(조종사) 1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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