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대 고물가에 尹정부 59조 추경까지..5월 금리인상 불지핀다

김성은 기자 2022. 5. 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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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오르자 고물가 시달리는 韓..고환율에 수입물가 상승
추경도 인플레 자극..4월 이어 기준금리 연속 인상 전망에 힘 실려
서울의 한 대형마트. 2022.5.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8%대로 치솟은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태평양을 가로질러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미국의 높은 물가가 가파른 금리 인상을 부추기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곧바로 새파랗게 얼어붙었다. 외환시장에도 후폭풍이 몰아닥쳤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달러·원 환율은 130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안 그래도 고(高)물가에 신음하는 우리 경제는 수입물가 상승이라는 겹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책무인 한국은행의 경계수위는 최고조를 향해 치닫고 있다. 당장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미 노동부가 11일(현지시각) 발표한 4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에 비해 8.3% 상승했다.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전월(3월)의 8.5%에 비해선 소폭 줄긴 했으나, 두 달 연속 8%대의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물가 변동이 심한 식품·에너지 등의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도 3월 6.5%에서 4월 6.2%로 소폭 감소하는 선에서 그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하강 속도가 매우 점진적이라는 점"이라며 "강한 물가 압력으로 인해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고, 적어도 올해 총 2.00%p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자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이는 곧 국내 증시 투자심리 위축으로도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1.63% 하락한 2550.08로, 코스닥은 전날 대비 3.77% 떨어진 833.66로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3.3원 오른 1288.6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1290.0원까지 치솟으며 1300원선을 위협했다.

급등하는 환율은 크게 불붙은 국내 물가에 기름을 붓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물량을 수입하더라도 그만큼 값을 더 줘야 하므로 수입 물가가 높아진다. 한은이 수입 규모가 큰 234개 품목 가격에 대해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수입물가지수는 이미 지난 3월(148.80)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접어든 뒤 11월 3.8%, 12월 3.7%에 이어 올해 1월 3.6%, 2월 3.7%를 기록했다. 이어 3월 들어 4.1%로 4% 선을 뚫었으며 4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4.8%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크게 들썩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포인트(p) 오른 3.1%를 기록했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게다가 새 정부가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위해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시중에는 추가로 막대한 규모의 돈이 풀릴 전망이다. 이는 인플레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에 대한 경계수위를 한껏 끌어 올리고 있다.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결정한 지난달 14일 회의에서도 최대 화두는 단연 물가였다. 익명으로 공개된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물가 기대심리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완화 정도 축소를 선제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또 다른 금통위원은 "현재는 더 명백하고 현저한 위험인 물가상승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다.

임지원 금융통화위원은 12일 임기를 마치며 이임사를 통해 "높은 물가 상승률이 장기화하면서 성장-물가 상충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융불균형 누적이 크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금융취약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오는 26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강민주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Fed)은 5·6·7월 기준금리를 각각 0.50%p씩 인상해 2023년 말 3.25%까지 도달하게 할 것"이라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보와 6월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가 잡혀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5월 0.25%p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7월, 12월 각각 0.25%p씩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물가의 안정화 추세와 성장에 대한 우려 증가로 금리 인상 속도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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