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생겼다" 경차 피하다 독박 쓰게 된 버스기사의 호소
맞은편 중앙선에서 튀어나온 차량 때문에 사고를 겪은 버스기사가 “모든 걸 책임져야 할 상황”이라며 “아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는 A씨는 지난 10일 오전 7시58분쯤 1호선 병점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병점 고가 차도 삼거리를 지나기 전, 맞은편 차선에서 분홍색 경차 한 대가 중앙분리봉을 밟고 건너왔다. 이 차는 3차선을 가로질러 우측 끝으로 향했다.
당시 시속 40㎞대로 주행하던 A씨는 중앙선을 침범한 경차를 보고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A씨는 승객들이 다쳤는지 살피느라 해당 차량의 번호판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출근시간대 버스 안에는 승객이 30명가량 타고 있었다. 이후 일부 승객이 “급정거 때문에 다쳤다”며 버스 회사 측에 연락해왔다고 한다.
A씨는 11일 조선닷컴에 “버스 기사로 일한지 5개월째인데 이런 일을 겪었다”며 “이후 갑자기 차가 튀어나올까봐 조심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구간만 가면 자연스레 버스 속도를 줄여 운행하는 등 아직 트라우마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일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에 사고 접수를 해놓았지만,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사고 유발 차량을) 찾지 못하면, 모든 걸 책임져야 할 상황”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목격자를 찾는 글을 올렸고, 해당 게시글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기도 했다.
정말 사고 유발 차량을 찾지 못하면 A씨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걸까. 전문가는 현행법에 따라 승객에 대한 보상은 버스회사가 져야 하지만 보험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므로 버스 기사에게까지 책임을 무는 건 가혹할 수 있다고 봤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자동차 운전자가 운행 중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하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승객이 부상당한 경우 일단 버스회사는 운행자로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박경선 변호사(법무법인 YK)는 “보험사 등이 승객에 배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기사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회사가 구상권을 청구할 텐데, 이 때 기사는 불가항력에 가까운 상황이었으며 과실이 없다는 점을 주장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만약 배상금 지급 후 근거 없는 월급 감축 등이 이루어질 때에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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