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허향진 제주지사 후보, 제2공항 등 놓고 공방
허 "제2공항 지지부진 사과 의향 있냐"..오 "사업 중단된 게 아니"
허 "보완 용역 거부하면 새 대안? 무책임"..오 "일방적 찬성이 무책임"
오 "1100만 평 관광단지 개발?" 묻자..허 "계획 수립된 것만 추진"
오 "중산간 순환도로 확장? 재고해야"..허 "제2공항 관련 불가피"
오는 6월 1일 제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오영훈(54) 후보와 국민의힘 허향진(67) 후보가 제2공항 건설 문제와 서로의 공약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2일 제주CBS, 제주MBC, 제주일보, 제주의소리 공동기획으로 제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다.
허 "제2공항 지지부진" 책임 묻자, 오 '신중론'
허향진 후보는 "제2공항은 도민 숙원 사업이다. 현 제주공항이 포화 상태다. 활주로 이용률이 120%에 육박한다. 사고가 나면 세월호 사건 못지않게 대형 사건이 벌어진다. 제2공항은 이용 편의성과 지역 균형 발전 문제 해결책이다. 진척이 안 되는 이유는 뭔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오영훈 후보는 "국토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 진행하고 있다. 나중에 보고서가 환경부에 제출되면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때 판단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허 후보가 "제2공항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다. 당시 조기 개항 표현까지 사용했다. 오 후보도 대선 공약 수립에 참여하지 않았느냐. 지지부진한 사업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제2공항 사업 추진 자체가 중단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허 후보는 또 "성산 부지가 정해졌는데, 정석 비행장 등 다른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자, 오 후보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보완이 불가능하다고 하면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보완이 가능하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허 후보가 재차 "만약에 환경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보고서를 거부하면 주민 동의를 받아서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는데, 주민 동의는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오 후보는 "법과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도민 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것이다. 가능하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허 후보가 "책임 있는 결정이 아닌 거 같다"고 비판하자, 오 후보는 "찬반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일방적 찬성 입장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맞섰다.
오 "축구장 5500개 규모 관광단지 개발?"…허 "계획 수립된 것만"
오 후보는 허 후보의 일부 공약이 난개발을 조장한다는 식으로 몰아세웠다.
오 후보는 허 후보의 공약 중 '3개 단지 20개 지구, JDC 7대 선도프로젝트 개발사업 추진'을 두고 "1100만 평에 달하는 관광단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축구장 5500개(1개당 2200평)가 들어서는 어마어마한 부지다. 현재 관광패러다임에 맞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허 후보는 "1100만 평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지만 그중에는 사업 추진이 안 되는 지구가 많다. 이걸 빼면 1100만 평이라고 볼 수는 없다. 현재 추진되는 사업, 사업 계획이 수립돼 제주도 승인을 받거나 승인 중인 사업 중심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또 "허 후보는 최근 중산간 순환도로 135㎞ 구간을 기본 4차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전국 인구 천 명당 도로 평균이 2.19㎞인데, 제주는 4.7㎞로 이미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확보했다. 더 이상의 도로 확장은 재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약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허 후보는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서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것은 불가피할 수 있다. 이미 제주도에서 관련 계획이 수립됐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오 후보는 허 후보의 공약 중 공항공사, 시설관리공단, 해운공사, 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설치를 두고 "공공기관 설립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가"라고 묻자, 허 후보는 "시설 투자는 국가의 책무이다. 관리 운영 문제는 운영 수익을 발생시켜서 충당하면 된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오 후보는 교통공사 설치 공약에 대해 "현재 버스준공영제 관련해서 연간 1천억 원 이상 지원하고 있다. 교통공사도 추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예산 낭비를 지적하자, 허 후보는 "준공영제 분석을 통해 개선하고, 이 과정에 교통공사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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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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