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옮겨놓은 '靑 미남석불' 을 고향 경주로"

권광순 기자 2022. 5. 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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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대통령실에 청원키로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투영된 청와대 불상. ‘미남불’로도 불리는 이 석불좌상을 원래 있었던 경주로 이전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문화재청 제공

청와대 개방을 계기로 청와대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보물 1977호·일명 청와대 미남석불)을 경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9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 불상은 원래 경북 경주시 도지동 이거사 터에 있었으나 110년 전 일제강점기에 서울로 옮겨졌다.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는 오는 25일쯤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청와대 불상 반환 청원서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운동본부는 지난달 말부터 30여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을 상대로 반환 요구 서명도 받고 있다. 박임관 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개방으로 불상을 더 이상 이곳에 둘 이유가 없다”며 “경주에서 부당하게 반출된 신라시대 불상을 원래 위치로 돌려놔야 한다”고 했다. 운동본부 측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불상은 일제강점기이던 1912년 경주를 순시한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총독에 의해 서울 남산 총독 관저로 처음 옮겨졌다. 이후 1939년 총독 관저가 경무대(청와대 이전 명칭)로 이전하면서 불상도 함께 옮겨졌으며 1989년 청와대 관저 신축 때 현 위치에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불상 반환운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운동본부 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도 불상 반환운동을 했다. 당시 청와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불상 반환은 흐지부지된 상태다.

경주시는 불상이 반환되면 황룡사출토유물전시관 앞에 불상을 임시로 이전한 뒤 2020년부터 추진 중인 이거사 터 발굴작업이 완료되면 원래 위치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한편 청와대가 개방된 지 하루 만인 지난 11일 이 불상 앞에 놓인 불전함 등이 50대 여성에 의해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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