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이냐 새 인물이냐..교육감 선거, 보수 단일화가 변수
[경향신문]
6·1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12일 시작되면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도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13일까지 후보등록이 완료되면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19일부터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교육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단일화·현직 프리미엄 변수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처음부터 강세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 최초의 주민 직선 교육감 선거가 열린 2007년 부산과 이듬해 서울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됐고, 전국 시·도에서 직선제 교육감 선거를 처음 실시한 2010년에도 진보 성향 교육감은 6명에 그쳤다. 하지만 2014년 13명, 2018년 14명 등 최근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간 진보 후보들은 대체로 후보 단일화에 성공적이었다는 점이 승리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현직 프리미엄’도 선거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고 투표용지에도 기호 없이 후보자 이름만 나열되기 때문에 현직 교육감이 인지도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현직 교육감은 13명이다. 이 중 진보 교육감이 10명, 중도 또는 보수 교육감이 3명이다. 이 가운데 광주와 전북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력 후보가 없어 사실상 진보 성향의 교육정책이 계승될 여지가 크다. 경기에선 각각 진보·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단일후보로 나선 성기선·임태희 후보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강원은 양 진영 모두 단일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채 다수 후보가 경쟁하고 있어 판세를 점치기 어렵다.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부산·울산·경남에선 모두 현직 진보 교육감이 연임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보수 단일후보와 일대일 구도가 형성돼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서울은 ‘조희연이냐 아니냐’ 구도
보수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는 서울에선 지난 8일 보수 성향 박선영·이주호·조전혁 예비후보가 ‘3자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이후 단일화 방식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조전혁 후보가 이날 보수 후보 중 가장 먼저 등록한 데 이어 박선영·조영달 후보도 13일 후보등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후보등록 마감일인 13일까지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마지막 극적 타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을 비롯해 현직 교육감에 맞서는 후보들이 막판까지 단일화에 진통을 겪는 데는 각 후보 캠프의 조직력이 고만고만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을 꼽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 곳곳에 깊숙이 뿌리를 내린 거대 정당들의 조직력과 달리 교육감 선거에 동원되는 조직·단체는 인력과 자금 모두 열악한 형편이다.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단체의 이름만 나열하며 세를 부풀려 보이는 데만 애쓴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반해 진보진영의 교육 관련 단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조직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조희연 후보는 12일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마치며 비교적 빠르게 정책선거 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부모 찬스’가 아닌 ‘모두가 누리는 공교육 찬스’를 제공하겠다”며 최근 윤석열 정부 인사를 둘러싼 비판 여론을 겨냥하는 한편,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 시행과 학교 돌봄 확대, 공립유치원 증설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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