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고 넓히려 '서울서 경기로'..직장·교육 위해 '경기서 서울로'
[경향신문]
주택 문제 때문에 서울을 떠나 경기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 집을 구입하거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규모는 커졌으나 생업 등 주요 생활권은 여전히 서울인 경우도 많았다. 경기도에 살다 서울로 오는 경우는 모두 20대로, 직장과 교육 때문이었다. 서울 자치구 중 관악 등에서 전입이, 강남3구 등에서는 인구 유출이 많았다.
서울연구원이 12일 발표한 ‘수도권 내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을 보면, 2020년 주택과 가족 등의 이유로 12만4870명이 서울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분석은 통계청의 2020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와 최근 5년 내 서울 전·출입 경험이 있는 서울·경인지역 20~69세 총 2085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결과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경우 주요 전출지는 하남·화성·김포·시흥·남양주 등이었다. 보고서는 “이는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이라며 “서울 인구 전출을 유발한 주요 원인은 양질의 주택수요와 맞물린 수도권 주택지 개발, 신도시 건설”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로 전출한 경우 주거 여건이 좋아졌다. 서울 전출 전 30.1%였던 자가 비율은 46.2%로 늘었으며, 아파트 거주 비율도 42.6%에서 66.8%로 증가했다. 주택 규모를 늘려서 간 경우도 62.46%나 됐다. 가구 구성원 수가 늘어난 경우도 18.56%였다.
반면 경기에서 서울로 전입 시 가구 구성원 수 증가는 12.87%로 적었으며, 주택 규모를 줄인 경우는 58.34%로 나타났다.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에 둥지를 틀었어도 46.5%는 주요 일상활동 지역이 서울이었다. 경인 거주자 중 50.4%는 일주일에 1회 이상 서울을 방문했으며, 월 1회 이상 방문 비율도 81.3%나 됐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직장·학교 생활이 36%, 친목모임 25.47% 등이었다.
2020년 경기지역에서 서울로 전입한 인구는 7만5886명으로 모두 20대였다. 서울 전입 시에는 주거 편익보다 교통 편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통근·통학시간을 보면 20대의 경우 72분에서 42분으로 줄었다.
서울에서도 자치구별로 전·출입 양상이 확연히 달랐다. 관악·중구·용산·서대문·마포는 순전입이 많았는데 직장과 교육이 이유였다. 특히 관악은 청년층이 서울로 진입하는 관문으로 나타났다. 강동과 영등포는 주택을 이유로 전입 경향이 강했는데, 특히 영등포는 직장 때문에 다양한 인구 집단이 유입됐다.
그러나 강남·서초·송파와 성동에서는 주택 때문에 주변 자치구나 경기도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었다. 도봉과 노원에서도 다른 지역으로의 유출 패턴이 강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서울 외연 자치구에서 경기도로의 순전출 패턴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서울의 인구, 인구비중 감소는 상당 기간 지속되었고 3기 신도시 개발과 국토균형발전 정책 등을 감안할 때 서울의 인구 감소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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