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상견례..귀족노조 저격한 與, 노동계 관심입법 강조한 고용장관
權 "노동계 헌신한 李장관, 양대노총서 환영" 띄웠지만
"MZ세대는 귀족노조 반대.. 노사 동일잣대, 고용창출 주력" 당부
李는 근참법·공무원노조 타임오프·산재보험 법개정 관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노동계 출신인 이정식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과 상견례한 자리에서 "소위 '귀족노조'들의 기득권 챙기기에 MZ(밀레니얼·제트)세대는 아주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며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에 대해 노동부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원내지도부 인사들과 함께 이정식 장관을 접견한 가운데 "평생을 노동계에서 헌신해온 노동분야 전문가이시고 양대노총에서도 아주 환영의 인사말을 보내면서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장관) 취임사에서 안전하고 공정한 노동시장, 공정한 채용기회 보장을 강조하셨는데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입법적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이처럼 청년세대의 노동관(觀)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MZ세대가 노동시장의 중심에 서면서 노사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근로자의 권익과 무관한 정치투쟁에 대해 MZ세대들은 반대하고 있고 또 국민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강경투쟁에 대해서도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노사관계가 성숙하려면 노동자에 대한 잣대와 사용자에 대한 잣대가 동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근로자와 노동조합 등을 '약자'로 전제하는 그동안의 노사관계와 노동정책관을 탈피하고 불법행위 처벌 등에 있어 노·사를 동일한 잣대로 다뤄야 한다는 관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고용노동부 장관직의 정체성에 대해 "결국은 '고용'노동부"라며 일자리 창출 정책에 주력해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고용을 촉진·증진시킬 것이냐에 있어서 우리 장관께서 좀 더 고민하고, 연구하고, 많은 분들 의견 들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때가 왔다"며 "노사관계 정착도 중요하지만 고용창출에 힘을 쏟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일단 "국민들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일자리 주무부처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어깨가 무겁다"며 "이런 문제를 우리 국회 원내대표님을 비롯해 의원님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소통하면서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호응했다. 다만 MZ세대의 노동계를 향한 시각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챙겼던 노동계 관심 현안으로 화제를 돌렸다.
이 장관은 "오후에 코로나19로 인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법인택시기사나 특고프리랜서 등 취약계층들에 대한 지원금 포함한 정부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이번에 상정된다"며 국민의힘 원내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근로자 대표성 강화를 위한 근참법(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이 개정이 됐고 그 다음 공무원·교원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와 관련한 법안이 여야합의로 채택돼 지금 법사위에 상정될 예정"이라고 주목했다.
아울러 "특고(특수고용직종사자)·프리랜서 등 산재보험 사각지대 있는 분들을 위한 법 개정안이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됐다"며 "각별히 관심 가져주시면 저희가 국민의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 지키는 주무부처로서 그리고 근로자의 권익을 신장시켜야 할 부처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와 이 장관은 모두발언 후 잠시 비공개로 면담을 가졌으나, 특별한 현안 논의를 이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장관 면담 직후 비공개 최고위원회 등에 참석하며 일정을 이어가던 권 원내대표는 "(면담에서) 비공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이날 '주52시간 근로제나 최저임금제 또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사관계) 현안 논의가 있었나'라는 기자의 문의에 "간단한 상견례와 차 한잔 했다"고만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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