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버틴 여성"..'오마주' 이정은, 워킹맘에게 바치는 찬사(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김보라 기자] 영화 ‘오마주’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여성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오마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과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정은이 참석했다.
‘오마주’(제공제작 준필름,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는 한국 1세대 여성 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 김지완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통해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 판타지 버스터. 이정은이 데뷔 후 처음으로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다.
69회 호주 시드니영화제와 18회 영국 글래스고영화제, 34회 도쿄 국제영화제, 21회 트라이베카영화제, 23회 전주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또한 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날 신수원 감독은 “‘여자만세’라는 방송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취재를 했었는데 1950~1960년대 활동했던 여성 감독들이 있었다는 걸 알고 충격받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두 번째 여성감독 홍은원인데 그때 ‘오마주’라는 영화를 처음 구상했었다”며 “전작 ‘젊은이의 양지’를 끝내고 나서 이 시나리오 작업을 끝냈다”고 영화의 시작과 끝을 전했다.
지완 역의 이정은은 이어 “사실 저도 영화 키드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토요명화부터 외국영화까지 즐겨봤었는데 그 작품들이 어려움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느꼈고 모든 게 제게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은은 “이 영화가 신 감독님의 자전적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얘기가 너무 구체적이더라. 근데 20% 정도 개인사를 반영했다고 하더라”며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지원을 받진 못했다. 연극할 땐 망한 작품이 많아서 연출을 그만두었다. 그래서 지완 캐릭터와 동일시되는 부분이 많아서 어떤 공통점을 심을지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고 인물을 만드는 데 신수원 감독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녀는 미혼이지만 남편과 대학생 아들을 키우는 중년여성의 현실과 이상을 공감가게 표현했다.
신 감독은 “1960년대에도 굉장히 용감했던 한 여성감독님이 만든 영화 ‘여판사’(1962)는 소재이고, 저는 그 영화에서 없어진 필름을 찾아가는 지완의 과정에 중점을 뒀다”고 무게를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2016년에 기증된 실제 영화 ‘여판사’의 시나리오를 읽어봤다. 최초의 여성 판사라는 소재가 흥미로웠다. 결말은 비극적이다. 저는 이 영화와는 별개로, 새 작품으로 만들어볼까 싶어서 대본을 써봤는데 열 신 정도 쓰다가 멈췄다. 더 이상 아이디어가 없더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신수원 감독은 이정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이번 영화를 하면서 저희가 전생에 자매였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정은도 “감독님과 제가 현장에 비슷한 옷을 입고 나타난 적이 많았다”고 보탰다.
이정은과 더불어 배우 권해효가 지완의 남편 역을 맡아 실감나는 생활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 탕준상은 이들의 아들 역할로 출연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정은은 “다시 극장에서 뵐 수 있게 돼 좋다. 저도 극장 한 구석에 앉아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온 사람인데 다시 만나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의 일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지나온 영화인들과 우리의 영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으로 신수원 감독은 “남성 중심이었던 영화계에서 끝까지 버틴 한 여성 감독의 이야기를 소재로 담았지만,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석처럼 빛났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며 “관객들이 ‘오마주’를 보면서 내게 중요했던 사람들을 생각해 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마주’의 극장 개봉은 5월 26일.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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