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으로부터..이우환의 점과 선, 여백은?

오승재 기자 2022. 5. 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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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점과 선, 여백의 화가 이우환은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거장인데요.


그의 작품에는 어떤 철학이 담겨 있을까요? 


오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흰 캔버스.


깨진 유리판 위에 올려져 있는 큰 돌덩이. 


새로 그리거나 만들지 않아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기혜경 관장 / 부산시립미술관

"물성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 그대로를 인정한다는 동양적인 아주 깊이 있는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죠"


서울대 미대를 다니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한 이우환. 


일본의 전위예술운동인 '모노파'를 주도하면서 인간중심적인 서구 근대미술의 한계를 파고듭니다.  


그가 선택한 건 돌과 철판.


자연과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소재를 통해 둘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모색합니다. 


인터뷰: 정종효 학예연구실장 / 부산시립미술관 

"철과 돌이 상당히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맥락의 개념을 갖고 있지만 그 근본은 같고 그와 관련된 관계성은 상당히 깊이 있는 것이다"  


점과 선, 여백은 이우환 예술세계의 근간을 이룹니다. 


붓에서 물감이 전부 없어질 때까지 갈수록 색깔이 옅어지는 점과 선들. 



존재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캔버스 위에 찍은 점 하나에선 그가 강조하는 '여백의 예술'이 느껴집니다. 


여백은 단순히 비어있는 곳이 아니라 그려진 것과 상호 관계하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기혜경 관장 / 부산시립미술관

"점을 하나 찍음으로 해서 캔버스 전체를 울리게 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선정하는 것이 굉장히 오랜 고민을 담는 작업인 것이고, 그것을 보는 관객과의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 내는 지점이라고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이 같은 독창적인 예술정신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열만큼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에 문을 연 이우환 공간에는 그의 작품 20여 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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