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뛰어난 기술 있어도 돈·마케팅 뒷받침돼야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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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실험실 창업1호인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은 "IMF 경제 위기 때인 1998년 '1달러라도 외화를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기술 창업을 결심했으나 당시는 국립대 교수의 창업이 불가능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 법 개정을 위한 장문의 글을 보내고 각 부처에 청원해 2년 후에 법이 개정돼 교수와 연구원의 창업이 가능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반도체·LCD 제조 장비사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창업하고 국내와 일본 등의 문을 두드렸으나 마케팅·영업에 애로가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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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기술이전 성공하려면
"출연연 창업하기 좋은 환경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국립대 실험실 창업1호인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은 “IMF 경제 위기 때인 1998년 ‘1달러라도 외화를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기술 창업을 결심했으나 당시는 국립대 교수의 창업이 불가능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 법 개정을 위한 장문의 글을 보내고 각 부처에 청원해 2년 후에 법이 개정돼 교수와 연구원의 창업이 가능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반도체·LCD 제조 장비사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창업하고 국내와 일본 등의 문을 두드렸으나 마케팅·영업에 애로가 많았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코스닥에 상장하고 서울대에 10% 지분(약 80억 원)을 기부했다.
박 교수는 “기술력이 좋아도 돈과 마케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고경영자(CEO)가 현금 흐름을 잘 챙기고 지식재산(IP)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규제가 많아 법을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가연구소(출연연)도 휴직과 창업을 자유롭게 만들어 기업가 정신을 고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조각투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소유’를 운영하는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ETRI 연구원으로서 창업 휴직 상태”라며 “임차인이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사회문제인데 ‘임차인이 소액이라도 건물에 투자해 월세(배당금)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개념으로 창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상업용 건물의 지분을 쪼개 부동산 수익증권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며 “이제는 기업가치가 꽤 커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매 순간 절박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기술만 있을 때 ETRI가 기술 보증이나 사업 모델 검증 등 지원을 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반도체 전자파 차폐·방열 기술 벤처인 엔트리움의 정세영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10년간 연구원을 한 뒤 2013년 창업했다”며 “스마트폰·자율주행차 등에서 반도체의 전자파 간섭을 막는 게 매우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 선도자라고 자부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전자파 차폐는 실드캔 등 차폐막을 씌워 해결했는데 엔트리움은 소재 자체를 통해 차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AI 반도체와 5세대(5G) 등의 열을 막기 위한 반도체의 방열도 중요한 문제인데 스프레이용 세라믹 소재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출연연처럼 창업 여건이 좋은 환경에서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다만 기술 외에도 마케팅·회계·인사 등의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벤처 투자사들도 엑시트가 용이한 플랫폼 기업 위주로 투자하지 말고 기술 기반 벤처에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우석 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장은 “우리는 세계 5위권 내의 우수한 재난 정보 시스템을 갖고 있으나 각 기관마다 잘 연계되지 않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이를 연결해 재난 정보를 원클릭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약 25개사에 기술이전했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상용화를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존 기술을 융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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