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발 리스크에 맥못추는 신흥국 통화.. 당국은 속수무책 [원·달러 환율 1300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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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 대비 원화 환율 1280원 벽은 하루 만에 무너졌다.
며칠 새 1260원, 1270원, 1280원으로 계속 심리적 저지선을 조정했던 시장은 마지막으로 1300원을 상단으로 보며 외환당국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서 연구위원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지만 당국이 원화 약세를 어느 정도 제어하면 원·달러 환율은 6월엔 1300원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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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80원 벽 하루만에 깨져
불확실성 언제 해소될지 몰라
시장 "당국 명확한 입장 필요"
■"美 연준 대응 늦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원 오른 128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명목적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점이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8.3%로 예상치인 8.1%를 상회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수치가 예상보다 높았다"며 "6월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같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 서정훈 연구위원은 "연준이 인플레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본격 금리인상 시기를 놓친 게 변동성을 키웠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이 언급된 점도 원화 가치를 낮췄다. 미국 CPI 보고서에서는 식품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기둔화 가능성이 언급됐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 위험자산에는 악재로 작용,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중국 경기둔화도 마찬가지 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실장은 "중국 경기둔화를 의미하는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겐 치명타가 된다"며 "원화 약세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1300원이 마지막 저지선"
며칠 새 1260원, 1270원, 1280원으로 계속 심리적 저지선을 조정했던 시장은 마지막으로 1300원을 상단으로 보며 외환당국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서 연구위원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지만 당국이 원화 약세를 어느 정도 제어하면 원·달러 환율은 6월엔 1300원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1300원까지는 열어둔 상태다. 1280원 정도면 상단이 막히지 않겠느냐 싶었는데 이미 뚫렸고, 그러면 심리적 저항선처럼 130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지금 환율은 연준의 빅스텝을 반영한 것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자금을 빼는 쪽으로 심리가 반영됐다"며 "하지만 펀더멘털이 위축된 건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 부분이나 경로가 명확해지면 올랐던 부분은 조금 되돌림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수출기업 등 주요 달러 공급주체들이 물량을 소화하고,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서면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당국은 전날 외환시장 선도은행을 긴급 소집해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외환시장 선도은행 제도는 올해부터 도입된 것으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참여한다. 한 당국 관계자는 "수출 중심 경제인 우리나라 무역구조에서 환율의 중요성은 크다"면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건 아니지만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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