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1호 파업 면했다.. 김병관 "휴!"
2주간 집중교섭 거쳐 최종 결론
선거 앞둔 김병관 의장 한숨돌려
게임 업계 최초로 파업까지 예고하며 갈등을 빚었던 웹젠 노사가 일단 최악의 위기상황을 넘겼다. 웹젠 노사는 향후 2주간 집중교섭에 나설 방침이다.
웹젠 노사는 12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에 참석해 2주 동안 집중교섭 기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간담회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민주당 의원실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민주당 의원실의 공동 주최로 이뤄졌다.
노영호 웹젠 지회장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전까지는 사측이 노조측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으나 간담회에서 성실히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2주간 대화를 통해 최대한 결론을 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은 나오지 않았으나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당초 웹젠 노조는 사측과 연봉 협상이 결렬되자 5월 2일 게임 업계 최초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측에서 중재를 제안하며 파업을 보류했고 이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웹젠 노사는 임금 인상률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노조는 지난해 연봉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평균 10% 인상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깨졌다. 이후 노조는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뤄진 두 차례의 조정 과정에서 연봉 평균 16% 인상·일시금 2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평균 10% 인상·인사등급 B등급 이상 직원 대상 200만원 지급을 제안하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무엇보다 웹젠 노조는 지난해 사측이 '임직원 연봉 평균 2000만원 인상'안을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일부 직원에게만 성과급이 집중됐고 대다수 직원의 임금 인상은 수백만원 단위에 불과했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웹젠 노사는 모두발언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오현승 웹젠 인재문화실 실장은 "구성원들에게 장기적인 기본임금 상향을 약속했고 단계적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노사합의로 복지제도를 개편하면서 임직원 복리후생도 상향했고 2018년에는 업계 두 번째 사례로 이미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선택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워라밸'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오 실장은 이어 "평균 근속 기간 또한 6년이 넘어 이직이 매우 빈번한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인 장기근속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며 "게임사는 소수의 흥행 게임에서 거두는 수익으로 전체 직원들의 장기적인 고용 안정을 준비하고 신작 게임 제작과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은 "웹젠 노조가 설립된 이유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해 간담회까지 오게 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현재 웹젠의 임금 수준은 동종 업계 대비해서 낮고, 이로 인해 많은 구성원들이 이직하는 등 남아 있는 구성원들에게 업무가 과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웹젠 노조는 대주주인 김병관 웹젠 의장의 역할론도 거듭 강조했다. 김 의장은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분당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대결하게 된다. 오 지회장은 "현 상황과 관련해 대표이사에게도 물론 책임이 있겠지만 주주들의 의결권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주주에게도 이 부분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자세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이 의원실, 노 의원실은 웹젠 노사가 원만한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 측은 보권선거 당사자인 김 의장의 선거 문제 때문에 당이 나선 것 아니냐는 질의에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노웅래 의원은 "새 정부가 근로시간 유연화를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게임 업계 노동자는 과거 크런치 모드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웹젠뿐 아니라 IT 업계 전반의 문제로 산업의 건강한 성장과 글로벌 확장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글·사진=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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