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몸집 키운다.. 공제회·중앙회 자산까지 KIC에 흡수
금융당국이 정부·한국은행·연기금 등으로 한정된 한국투자공사(KIC) 자금위탁주체를 공제회·중앙회까지 넓히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부펀드 역할 확대 등을 통해 해외투자 소득을 끌어올린단 목표다.
12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는 우수 투자 기회 발굴 등에 제약이 있는 소규모 공적 자산운용기관의 자산까지 KIC에 위탁·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제회, 중앙회 등이 해당되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단 계획이다.
현행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르면 KIC에 자산위탁이 가능한 기관은 정부, 한은, 연기금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확대한단 얘기다. 당국은 내년 한국투자공사법·시행령 개정 추진을 검토 중이다.
그간 공제회와 중앙회 등이 해외 대체투자 필요성을 크게 느꼈지만 자체 인력과 경험이 없어 해외 운용사에 위탁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KIC로 몰아주잔 것이다.
이는 결국 해외투자 창구를 일원화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잔 의미다. 해외투자 규모가 커지면 우리나라의 해외투자에 대한 위상도 높아지는 동시에 수익률 향상 등 여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단 판단이 작용했다.
아울러 현재 소규모 공적 자산운용기관이 해외 운용사에 고비용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 해외 투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조를 개선하잔 취지도 있다. 해외운용사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비용 부담은 줄어들면서도 KIC 네트워크를 활용해 알짜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률은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단 얘기다.
우선 공제회·중앙회 반응부터가 좋지 않다. 이미 해외투자 관련 운용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마당에 이들의 공을 KIC로 넘겨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는데 법이 개정되면 대부분의 자산이 KIC로 넘어가는 것 같이 느껴진다. 기관 성격이 바뀔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의 반발은 더 강하다. 한 자산운용업계 대표는 "결국 밥그릇 싸움"이라며 "국내 운용사 입장에선 연기금이나 공제회 자금 받아서 해외투자 비즈니스를 하는데 그걸 뺏어가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KIC가 다 가져간다고 하는데 좋아할 수 없다. 공정한 경쟁 관계를 통해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운용사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로채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IC는 "시장을 침해한다는 건 오해다. 국내 투자기관과 협업을 통해 경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구도로 나아가는 것이고 결국 공제회 등의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시장의 우려를 모르는게 아니다. 향후 업계와 협의를 통해 민간 협력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주원, ♥아옳이 사진 삭제→"너와 싸워야해" 저격…무슨 일? - 머니투데이
- "악플 그만"…'나는 솔로' 정숙, 영철 오지랖에 일침? - 머니투데이
- 기안84, 영화 '패션왕' 솔직 후기 "시사회 끝나고 집 가다 오열" - 머니투데이
- 김현정, 20년 전 성룡과 같은 소속사…"여태껏 100원도 못 받아" - 머니투데이
- 아내 외도에 극단 선택…남편 숨진 그 집에서 사는 아내 - 머니투데이
- 삼성전자 노조, 사상 첫 파업 선언...일각에선 "목적성 불분명" - 머니투데이
- 자녀 셋 낳으면 둔촌주공 20% 싸게 산다…오세훈표 파격 대책 가동 - 머니투데이
- 이상민, 전처 이혜영 노래 나오자 정색…"그만 불러" 탁재훈 당황 - 머니투데이
- "치매 노인 실종" 야쿠르트 아줌마에 SOS…20분 만에 찾았다 - 머니투데이
- 돌잔치 축하금 냈는데…"돌잡이용 '현금' 또 걷더라" 당황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