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가 아닌 출제자가 돼야하는 이유 [책을 읽읍시다]

조용철 2022. 5.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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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유일한 나라다.

한국 산업계는 선진국의 로드맵이 제공된 상태에서 그것을 더 빨리 더 나은 수준으로 달성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

선진국의 로드맵은 정답이 있는 문제였고, 한국은 어떤 국가보다도 뛰어나게 문제를 해결했다.

로드맵 밖의 '다른' 질문은 자기검열로 지우고 선진국보다 '더 좋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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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질문 / 이정동 / 민음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유일한 나라다. 한국 산업계는 선진국의 로드맵이 제공된 상태에서 그것을 더 빨리 더 나은 수준으로 달성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 선진국의 로드맵은 정답이 있는 문제였고, 한국은 어떤 국가보다도 뛰어나게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문제를 내는 것과 푸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로드맵 밖의 질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로드맵 밖의 '다른' 질문은 자기검열로 지우고 선진국보다 '더 좋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탁월한 문제 해결자의 습관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던지는 화두는 혁신의 시발점이다. 선진국이 출제한 문제를 잘 해결하는 문제해결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질문을 제시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이 진정한 기술선진국이 되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상대적 기술의 틀을 넘어 스스로 '게임의 룰'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절대적 기술의 단계에선 어느 누구에게도 답이 없고 질문과 시행착오만 가득하다. 기술선진국들도 길을 몰라 헤매는 경지는 앞선 이의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 설원, 즉 '화이트 스페이스'와 같다. 과거 한국 산업과 기술은 선진국의 발자국이 뚜렷이 찍혀 있는 눈밭을 걸었다. 앞사람보다 덜 쉬고 더 악착같이, 더 빠르게 걷다보니 어느덧 그 발자국이 안보이는 지점에 이르렀다.

벤치마크가 없는 화이트 스페이스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보이는 발자국을 따르는 방법과 달라야 한다. 아무도 하지 않은 최초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한걸음 디뎌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방향을 수정하며 길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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