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中봉쇄..비명 지르는 韓기업

이승훈,정지성,정유정 2022. 5. 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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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상하이·쿤산시 봉쇄
노트북 4월에 300만대 생산못해
스마트폰은 1분기에 13% 줄어
애플·HP·델 등에 납품하는
LGD, 2분기 출하량 직격탄
이노텍·삼성전기도 악영향 우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주요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에 경고등이 켜졌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문을 걸어 잠그자 애플·HP·델 등의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완제품 제조가 어려워졌고, 여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가 연쇄 타격을 받는 구조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장쑤성 쿤산시의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이곳에 공장을 둔 업체가 지난달 절반 이상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는 지난 3월 28일부터, 쿤산시는 4월 2일부터 봉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는 중국 제조업체 콴타는 지난달 90만~100만대의 애플 노트북·모니터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상하이 인근 쿤산시에서 델·HP·레노버의 모니터와 노트북을 생산하는 컴팔은 지난달 콴타보다 많은 200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을 겪었다. 이들 두 곳 공장은 4월 말 부분 조업이 재개됐지만 지난 5일 직원 수백 명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공장 폐쇄에 대한 두려움으로 집단 탈출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산될 정도로 정상 가동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플 아이폰 대부분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도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쿤산시 공장 두 곳이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1분기 스마트폰 생산대수가 전 분기보다 12.8% 감소한 3억1000만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1분기보다 통상 생산이 늘어나는 2분기에도 스마트폰 생산량은 3억9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 감소와 함께 도시 봉쇄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올해 중국 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또한 전년 대비 12.9% 줄어든 2억8300만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주요 도시 봉쇄로 2분기 애플 주요 제품 출하량이 30~40% 급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애플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공급대란으로 2분기 매출액이 약 8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글로벌 테크 기업의 제품 생산 차질은 여기에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판,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는 국내 부품 업체에 직격탄이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중국 봉쇄를 꼽고 있다. 노트북과 모니터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여기에 공급하는 패널 물량이 꾸준히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상하이, 쿤산에 위치한 주요 부품 협력사의 가동 중단과 생산 차질도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4월 LG디스플레이에 편광판과 인쇄회로기판 등을 공급하는 10여 개 핵심 부품 협력사들이 약 한 달간 가동을 중단해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들 업체는 이달 들어서야 부분 조업을 재개한 상황이다.

삼성전기도 애플 노트북 생산이 영향을 받으면서 여기에 쓰이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이 감소했다. 회사 측은 줄어든 수요가 하반기로 이연되기를 기대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전반적인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돼 물량 회복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공급할 카메라 모듈에 기대를 걸고 있는 LG이노텍은 현재 중국 내 공장 봉쇄가 빠르게 풀리기만을 빌며 중국 쪽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이 9월에 출시된다고 보면 본격적인 부품 출하는 7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중국 생산업체가 다음달까지는 정상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달 이후까지 봉쇄가 길어진다면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는 부품업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봉쇄 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업계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부품별 공급선과 물류 루트 다변화, 안전 재고 확보 등을 통해 돌발 변수에 따른 영향력을 최소화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 정지성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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