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영업익 20% 줄어..얼어붙은 투자 심리에 위탁매매 수수료 급감
국내 1위 증권사도 주식시장의 한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나 감소했다.
특히 ‘동학개미 운동’이 견인했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올해 들어 42%나 감소했다.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식은 반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이 전년 동기(7179억원) 대비 20% 감소한 5753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액은 4조87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5조2600억원을, 영업이익이 32.1% 감소한 284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1분기에 벌어들인 위탁매매 수수료는 1488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2559억원)와 비교해 42% 감소했다. 증시가 활황을 띠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고물가 등 시장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며 주식 투자가 크게 줄었다.
특히 국내 주식의 위탁매매 수수료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국내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1062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3조4000억원)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반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는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1분기 해외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4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309억원)부터 매 분기 늘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는 642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700억원) 대비 8.2% 감소했다.
파생결합 상품과 랩어카운트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반면, 연금·랩어카운트 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퇴직·개인연금 잔고는 25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9조9000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위탁매매와 금융상품 판매 실적은 악화했으나, 기업금융 수수료는 대폭 늘었다. 1분기 기업금융 수수료는 총 1061억원으로 전년 동기(771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영업을 해야 했으나, 인수금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전 부문에서 우량 딜(거래)을 많이 성사시키며 수수료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PF·자문 수수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 47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객 자산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작년 3분기 443조8000억원에 달했던 금융상품 및 위탁자산 총액은 올 1분기 414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리테일 고객 중 자산이 1억원이 넘는 사람은 총 31만4849명이었으며, 이들의 자산 총액은 244조1000억원이었다. 증시가 활황을 지나 하락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던 작년 3분기(270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10% 줄어든 규모다.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올 1분기 ROE는 7.38%에 그쳐, 지난해 3분기(13.16%)와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자사주 2000만주를 소각했으며, 자사주 1000만주(약 857억원)의 추가 매입을 지난달 중순 완료했다. 회사는 향후 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올해 영업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통해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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