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충격..LG생건 주가 하루 15% 떨어져 7년만에 최저

차창희 2022. 5. 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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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속 이익둔화 종목 '비명'
中봉쇄 파장 1분기 강타
LG생건 영업이익 반토막
증권사 목표가 잇단 하향
삼성證, 45% 낮춘 63만원
CJ ENM도 12% 떨어져
펄어비스·와이지엔터 약세
실적에 냉정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 우량주인 LG생활건강이 실적 충격에 15% 떨어지는 등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는 종목들은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의 대가로 성장 기대감이 아닌 '가시적인 실적'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14.8% 하락한 69만10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실적 부진 우려에 황제주(주당 100만원) 자리에서 내려온 후 70만원 선도 무너진 것이다. 지난해 7월 기록한 역사적 고점(178만4000원)에서 LG생활건강은 무려 61.3% 하락했다.

LG생활건강 주가가 급락한 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영업이익으로 1조6450억원, 17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2%, 52.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무려 48%나 하회했다.

올해 들어 LG생활건강의 수급 또한 암울한 모습이다. 방향성 매매에 있어 중요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LG생활건강 주식을 각각 6480억원, 75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11일 기준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율 또한 30%까지 치솟았다.

국내 대표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은 앞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정부의 방역조치 완화에 주가가 급반등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마진 수익원인 중국과 면세 부문 채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68% 역성장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정책 강화와 그에 따른 물류난 발생으로 중국 및 면세 매출이 크게 부진했다"며 "생활용품 부문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 16곳은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언급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기존 115만원에서 63만원으로 무려 45% 하향 조정했다.

LG생활건강뿐만 아니라 주요국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자 성장·우량주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앞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유동성 장세에선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시장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용인해줬다. 하지만 현재처럼 고강도 긴축이 진행되는 시점에선 이익 성장이 지속되는 종목의 주가만 긍정적 흐름을 띠는 모습이다. 실적에 의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장세인 것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의 이익 추정치 둔화로 인해 실적의 '희소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국내외적으로 실적과 주가의 연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12일 실적을 발표한 CJ ENM도 주가가 12.3%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1분기 CJ ENM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96.7% 감소했다. 콘텐츠 제작비 증가로 인해 미디어 부문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게 원인이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부담이 높아진 미디어, 커머스 부문의 부진한 이익을 반영해 올해 이익 전망치를 14% 하향한다"며 "투자 매력 제고가 가능한 시기는 미디어 이익 성장 추세가 가시화될 때"라고 말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펄어비스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4% 감소했다. 실적 발표 후 펄어비스는 6.1%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36% 감소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주가가 6.8% 내렸다.

최근 DL이앤씨도 실적 발표 후 다음날 주가가 7.1% 급락했다. DL이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1% 감소했다. GS리테일과 한샘 또한 부진한 실적 발표 후 하루 동안 주가가 각각 10.1%, 8.7% 하락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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