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공장 좀 가동해 주세요"..중기, 이번엔 탄산 부족에 죽을맛

양연호 2022. 5. 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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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플랜트 잇달아 정비 돌입
부산물인 탄산가스 공급 끊겨
장기화 땐 반도체·철강도 타격
[사진 = 연합뉴스]
중소 탄산가스 업계가 탄산 공급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대기업 공급사들의 플랜트 정비 일정 변경 등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코로나19에 따른 탄산 부족 현상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탄산 부족으로 국내 산업이 생산 차질에 직면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연합회에 따르면 탄산가스는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반도체, 철강, 조선, 의료, 폐수 처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 공급 부족으로 이들 산업에서 전반적으로 조업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부족 현상이 장기화한다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탄산은 주로 정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된다. 탄산 제조사는 석유화학 업체에서 원료 탄산을 공급받아 정제·액화해 충전 업체와 대규모 수요 업체 등에 공급한다.

최근 탄산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울산, 서산, 여수, 나주 등에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플랜트가 잇달아 정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석유화학사들이 3~6월에 걸쳐 플랜트 정비에 나서면서 부산물로 나오는 탄산 발생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또 가정 내 온라인쇼핑 등이 늘어나 식품을 택배로 받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드라이아이스 수요 증가가 원료 탄산의 수급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이 됐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수소를 제조할 때 나프타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하면서 탄산 발생량이 5분의 1로 대폭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는 태경케미컬, 선도화학, 창신화학, 동광화학, SK머티리얼즈리뉴텍 등의 탄산 제조사가 있으나, 현재 어느 한 곳도 탄산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드라이아이스와 탄산음료 소비가 증가하면서 원료인 탄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탄산 품귀 현상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탄산 부족 현상은 2020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탄산 가격마저 치솟고 있다. 수도권의 한 탄산 제조사 관계자는 "경유 가격 폭등으로 운송비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탄산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압용기, 밸브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탄산 가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새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심승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5~6월에 플랜트 정비를 계획하고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유통 배송 업체 등의 드라이아이스 사용을 자제하는 등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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