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하락장서 '손절 1순위' 된 신생기술株..앞길도 살얼음 [월가월부]

김인오 2022. 5. 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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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리비안·어펌 등
올들어 주가 50 ~ 85% 폭락
'유동성의 시대' 상장으로
투자 몰리며 인기 끌었지만
'긴축의 시대' 만나 직격탄
투자심리 얼어붙은 상황서
성장산업이라 이익도 못내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국 뉴욕증시에서 '유동성의 시대'를 상징했던 신생 기술 기업 주가가 올해 들어 80% 가까이 폭락했다. 2020년 3월 중국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면서 상장주 투자 열기가 불붙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상장주를 내다 판 결과다. 대부분의 신규 상장주는 핀테크(금융기술), 클라우드, 전기차 등 성장 산업에 속해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일부는 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가상화폐(코인) 관련주' 코인베이스 주가가 하루 만에 26.4% 급락해 주당 53.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글로벌 코인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회사가 시장 예상치에 미달하는 1분기(1~3월) 실적과 부정적인 전망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더해진 결과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98달러였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예상(매출액 15억6600만달러, EPS -0.02달러)을 한참 밑돈다. 월별 거래 사용자(MTU)도 직전 분기보다 200만명 이상 줄어든 920만명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990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가 내놓은 전망도 밝지 않았다. 코인베이스 측은 "2분기에는 MTU와 거래량, 신규 가입자와 서비스 수익도 1분기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작년 4월 14일에 상장한 이후 한 달 새 서학개미 순매수 2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다만 최근 주가 급락은 단순히 1개 분기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을 넘어 '긴축의 시대' 도래에 따른 투자자 불안 확대와 연관이 깊다. 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자 유동자금이 몰렸던 성장주와 코인 시장이 가장 가파르게 하락세를 탔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의 실적 발표 전날인 10일을 기준으로, 최근 5거래일 동안 회사 주가는 이미 43.92% 떨어졌다. 올해 1월 이후 11일까지 연중 주가 변동률은 -78.60%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1일 윌 낸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12개월 목표주가는 주당 240달러에서 80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낸스 연구원은 "거시적 시장 환경을 보면 코인베이스가 과거 수익을 내던 시기로 돌아갈 가능성이 낮으며, 특히 코인 거래 활동이 더 뜸해지면 주가 하방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방어가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주가가 폭락한 것은 코인베이스뿐만이 아니다. 뉴욕증시 상장 1~3년 차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르네상스 기업공개(IPO)' 상장지수펀드(ETF) 시세는 이날 기준 연중 52.4% 떨어져 반 토막 났다. '아마존 전기차'로 인기를 끌었던 리비안과 '페이팔 마피아' 출신이 설립한 후불결제 핀테크 업체 어펌, 게임 개발 플랫폼 유니티소프트웨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이례적인 공모주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끈 스노플레이크 등의 주가가 적게는 55.8%, 많게는 84.63%의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일례로 리비안은 이날 기준 연중 주가 변동률이 -79.95%다.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리비안은 지난 8일을 기점으로 록업(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된 점과 차량용 반도체 등 공급망 대란 영향, 시중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저하 영향을 한꺼번에 받았다.

'리비안 4대 주주' 포드는 록업 기간 해제라는 기회를 이용해 보유한 리비안 주식 1억200만주 중 800만주를 매도하기로 했고, 포드 외 다른 투자사들도 JP모건을 통해 리비안 주식 1300만~1500만주를 내다 팔기로 한 바 있다. 리비안은 지난해 11월 12일에 상장했는데 당시 폭발적인 매수 인기를 끌었다. 상장 당일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 리비안은 한국 투자자 순매수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 전반적으로도 상장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IPO 움직임도 뜸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뉴욕증시에 상장한 업체는 총 52곳이며 자금 조달 금액은 모두 합쳐 44억달러다. 이는 유동성 장세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201곳이 상장해 총 710억달러를 끌어모은 점과 확연히 구분된다.

올해 2분기에 뉴욕 IPO 시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스타트업은 인스타카트 정도다. 인스타카트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문서를 기밀로 제출했다. 인스타카트는 과일, 채소 등 주로 신선신품을 즉시 배송해주는 '미국판 마켓컬리'인데 인플레이션 압박과 경제 활동 재개 물결 속에서 최근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자 시장 평가액이 삭감됐다. 지난해 3월 자금 조달에 나섰던 당시 기업가치가 390억달러였는데 올해 3월 들어서는 240억달러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증시 전반이 약세장이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특히 상장주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뉴욕증시의 경우 록업 기간이 통상 3~6개월인데, 해제 시점이 다가오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록업이란 상장주 주가의 급등락을 막기 위해 기관이나 내부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를 금지하는 보호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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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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