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지나갔나..'암울' 실적에 게임株 줄줄이 '털썩'
국내 게임업체들이 올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그동안 실적을 견인했던 코로나19 특수효과가 끝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대형 신작 출시와 신사업 등으로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줄줄이 영업이익 감소한 게임社
12일 넷마블은 1분기 매출액이 6315억원, 영업손실은 11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7% 늘었지만 적자전환했다.
넷마블 측은 실적 부진에 대해 "1분기 대형 신작 부재, 기출시 게임들의 하향 안정화, 해외 사업의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으로 신작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넥슨도 이날 1분기 매출액이 9434억원(910억엔)으로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3992억원(385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FIFA 온라인 4와 서든어택 등 주요 PC 온라인 게임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성공적으로 론칭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지역의 실적 개선과 동남아 등 기타 지역에서의 매출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던파 모바일 출시를 위한 마케팅 강화와 인건비 상승 등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1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한 펄어비스(영업이익 52억원·전년 대비 60%↓), 더블유게임즈(426억원·15%↓)·, NHN(155억원·38.2%↓), 위메이드(65억원·76.4%↓)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 역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이익이 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493억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호실적을 낸 업체도 있었다. 배틀그라운드 IP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앞세운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5230억원, 영업이익은 3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37% 증가한 수치다. 오는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W'의 글로벌 열풍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작·신사업 통해 실적 회복"
1분기 실적 하락에 대한 입장은 회사마다 상이하지만, 대부분 신작 부재 속 인건비 인상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실제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위메이드는 인건비가 3배 가까이 늘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는 게임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라면서도 "지난해부터 지속된 게임 산업 내 인건비 급증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실적 부진에 빠져든 게임업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좋지 않다. 대표적인 '집 콕' 문화로 분류되는 게임 산업은 코로나19 특수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엔데믹(풍토병) 전환에 따른 야외활동이 재개되면서 타격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게임업계 '빅5(시가총액 기준 상위 5대 게임사)'로 분류되는 엔씨소프트(-3.51%) 넷마블(-5.30%) 크래프톤(-1.95%) 카카오게임즈(-6.04%) 펄어비스(-6.05%) 모두 하락세였다. 최근 2년간 최고점 대비 이날 주가를 비교한 결과 빅5 모두 50% 가량 떨어졌다.
게임업계는 2분기부터 대형 신작 출시에 공을 들이면서 콘솔 플랫폼, 메타버스, P2E(Play to Earn) 게임 출시 등 저마다 신사업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자사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비롯해 그간 개발해온 다양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출시 예정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 기대를 걸고 있다.
넥슨은 대전 격투게임 'DNF Duel', MMORPG 'HIT2', 3인칭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연내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2분기 안에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경마 육성 시뮬레이션 '우마무스메'를 내놓을 계획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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