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벨 광고'에 밀렸던 세르비아 이방인, NBA 정상에 서다

박강수 2022. 5.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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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가 진행 중인 2014년 6월26일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센터.

앤드루 위긴스(1순위), 자바리 파커(2순위), 조엘 엠비드(3순위) 등 쟁쟁한 이름들은 이미 선택을 받고 다소 열기가 식은 2라운드.

아울러 미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게임당 25득점 13리바운드 6도움, 한 시즌 2000점-1000리바운드-500도움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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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요키치, 정규 시즌 MVP 2연패
역사상 가장 드래프트 순위 낮은 MVP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가 지난 3월16일 미국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와 경기에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가 진행 중인 2014년 6월26일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센터. 앤드루 위긴스(1순위), 자바리 파커(2순위), 조엘 엠비드(3순위) 등 쟁쟁한 이름들은 이미 선택을 받고 다소 열기가 식은 2라운드. 41번째 지명권을 가진 덴버 너기츠가 낯선 이름의 세르비아 출신 선수를 지목했다. 중계 화면에는 기뻐하는 선수의 얼굴 대신 ‘타코벨’ 광고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드래프트 41순위 신인에 대해 방송사는 무심했다. 훗날 미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위대한 빅맨 니콜라 요키치(27)의 등장은 먹음직스런 치즈 브리또 아래 한 줄 자막으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8년 뒤 요키치는 괴물들만 모였다는 엔비에이 정상에 섰다. 미프로농구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각) 2021∼2022 시즌 최우수선수에 덴버 너기츠의 센터 요키치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2연패다.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등 연달아 최우수선수에 뽑힌 13번째 선수다. 이번 시즌 유력한 경쟁자였던 요키치 이전 ‘백투백’ 최우수선수 야니스 아테토쿤보와 드래프트 동기 엠비드는 물론 제임스나 커리도 제쳤다.

2014년 미국프로농구 드래프트 중계 화면. 니콜라 요키치가 41번째로 지명된 순간에는 타코벨 광고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트위터 갈무리
요키치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2연패를 알리는 덴버 너기츠의 트윗. 덴버 너기츠 트위터 갈무리

211㎝의 거한 요키치는 밀도 높은 페인트존을 뚫어내는 우직한 돌파부터 외곽 슛, 동료를 찾아내는 에이패스까지 능숙한 올라운더 빅맨이다. 이번 시즌 74경기에 나서 평균 33분을 뛰며 27.1득점(10위) 13.8리바운드(2위) 7.9도움(8위)을 기록했다. 야투율은 58.3%(8위),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아울러 미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게임당 25득점 13리바운드 6도움, 한 시즌 2000점-1000리바운드-500도움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공격·수비·조율 모두 리그 정상급인 귀한 재능이다.

덴버는 요키치가 합류한 2015년 이후 서부 콘퍼런스 10위권에서 최근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실력자로 성장했다. 2019∼2020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연이어 기적의 업셋을 보여주며 콘퍼런스 파이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시즌 48승34패 서부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덴버는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밀려 탈락했다. 우승권 싸움을 이어가며 경기장에서 최우수선수 트로피를 받는 멋진 장면은 물 건너갔지만 요키치는 포스트시즌 득점 1위(31점), 리바운드 2위(13.2개)에 올라 있다.

카메룬 태생의 조엘 엠비드(왼쪽·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이번 시즌 요키치의 가장 유력한 정규 최우수선수 경쟁자였다. AP 연합뉴스

미프로농구 역사상 요키치(41순위)보다 드래프트 순위가 낮은 최우수선수는 없었다. 연속 2시즌을 제패한 경우는 더더욱 없다. 이번 최우수선수 레이스에서 2위에 오른 엠비드(카메룬), 3위 아테토쿤보(그리스), 5위 루카 돈치치(슬로베니아)까지, 지금 미국프로농구 최상부는 미국 밖에서 온 이들의 몫이다. 이방인들의 ‘아메리칸 드림’, 그 선봉에 8년 전 타코벨 광고로 첫인사를 대신했던 요키치가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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