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워치, 태블릿도 만든다..삼성전자 경쟁사로
[경향신문]
11일 연례회의서 하드웨어 대거 공개
실시간 번역되는 스마트글라스도
안드로이드엔 ‘구글 지갑’ 도입
구글이 11일(미국 현지시간) 직접 제작한 스마트워치와 태블릿PC, 스마트글라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맞서는 모바일 제품군을 갖추며 명실상부한 하드웨어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구글이 만든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에는 신용카드, 자동차 키, 신분증 등을 모바일 기기에 저장하는 ‘구글 지갑’ 기능을 도입하고, 스마트워치 운영체제인 ‘웨어OS’에는 긴급구조(SOS) 기능을 넣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하드웨어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구글과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삼성전자 사이에 경쟁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회의(I/O) 2022’를 열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이 모바일 하드웨어 제품을 대거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구글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워치 ‘픽셀워치’와 태블릿PC ‘픽셀태블릿’이 대표적이다. 픽셀워치는 동그란 시계에 돔형 유리를 씌웠다. 2019년 인수한 스마트워치 회사 핏빗이 제공하는 피트니스 기능과 이용자 활동 추적 기능을 도입했다. 픽셀태블릿은 구글이 독자 개발한 ‘텐서 칩’을 탑재해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구글은 449달러(약 58만원)의 스마트폰 ‘픽셀 6A’와 구글의 무선 이어폰 중에는 처음 노이즈 캔슬링(소음 제거) 기능을 넣은 ‘픽셀버즈 프로’도 선보였다. 픽셀 6A는 지난해 내놓은 주력 스마트폰 픽셀 6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이다. 구글도 삼성전자와 애플처럼 모바일 기기들 사이의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구글은 이날 외국어를 번역해 눈 앞에 띄워주는 스마트글라스 시제품도 선보였다. 시연 영상에선 각기 영어와 중국어로 말하는 사람의 대화가 실시간 번역돼 자막처럼 안경에 떴다.
구글은 올 가을 도입될 ‘안드로이드 13’의 새로운 기능으로 신용카드, 교통카드, 자동차 키, 호텔 룸키, 사무실 출입증,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을 넣는 구글 지갑을 소개했다. 정부나 기관이 카드와 신분증의 디지털 버전을 만들면 구글 지갑에 넣어 쓸 수 있다.
구글은 웨어OS에 긴급구조 기능을 넣어 비상 상황이나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 스마트워치로 가족이나 응급서비스 기관에 전화를 거는 기능을 도입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편하게 음성으로 음악을 바꿀 수도 있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도 구글의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애플에 맞서 운영체제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동맹으로 오랫동안 협력을 맺어왔다. 그러나 구글의 영역 확장으로 인해 향후 양사간 경쟁 구도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에서는 당장 구글이 삼성전자의 오랜 업력을 따라잡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갤럭시 사용자는 삼성페이와 구글 지갑, 삼성 빅스비와 구글 어시스턴트 등 비슷한 서비스 중 본인이 편한 걸로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구글은 검색과 지도 서비스 강화책도 내놨다. ‘내 주변(near me)’ 검색은 구글 렌즈로 잡채 사진을 찍으면 주변에 잡채를 파는 한식당의 목록이 줄줄이 뜨는 기능이 핵심이다. ‘신 익스플로레이션(Scene Exploration)’이라는 새 검색 기능은 진열대에 놓인 초코바들을 파노라마로 찍은 후 ‘다크 초콜릿’, ‘땅콩 없음’ 등 조건을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제품을 골라준다. 구글 지도에선 세계 도시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한 ‘몰입형 뷰’(Immersive View)가 도입돼 런던의 시계답 ‘빅벤’과 대관람차 ‘런던아이’ 등을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볼 수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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