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 내년으로 미뤘지만..시장 '불씨'는?

최종훈 2022. 5. 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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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로 꼽혀온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의 개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해 재건축 시장에 끼칠 영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재건축 추진 단지 아파트 매맷값이 뛰는 등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자 자칫하면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안전진단 완화의 시기는 내년으로 미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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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정부가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로 꼽혀온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의 개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해 재건축 시장에 끼칠 영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들썩이던 재건축 단지 집값이 진정되는 등 관망세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시기만 조정됐을 뿐 규제 완화 추진은 예고된 것인 만큼 재건축 시장 불안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보면, 인수위는 부동산 정책 이행 과제에서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의 이행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설정했다. 최근 재건축 추진 단지 아파트 매맷값이 뛰는 등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자 자칫하면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안전진단 완화의 시기는 내년으로 미룬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후보자도 최근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안전진단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도심 공급을 촉진할 필요성은 있으나 안전진단 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많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제 여건, 시장 상황, 규제 간 연관성 등을 종합 고려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현재 안전진단 통과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는 반면 주거환경 비중은 15%에서 30%로,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는 25%에서 30%로 각각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거환경 비중이 높아지면 주차장 부족, 설비 노후화 등으로 재건축을 원하는 단지의 안전진단 통과가 수월해진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재건축 제도 개선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 등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추진해야 하는 과제여서 특정한 추진 시기를 못박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이나 노후신도시 재생특별법 등 입법이 필요한 국정 과제들의 경우 올해 하반기 국회에 개정·제정 법안을 내고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시행 시기는 예단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은 법개정이 아니라 국토부의 고시 개정 사항이어서 새 정부 출범 직후 제도개선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제도개선이 내년으로 미뤄진다는 소식에 최근 집값이 들썩이던 재건축 단지에서는 일부 실망 매물이 나오는 등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안전진단 제도 개선 일정이 내년 상반기로 적시돼 불확실성을 걷어낸 효과도 있는 만큼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기준 개선에 따라 안전진단 통과가 유력시되는 목동신시가지, 노원구 일대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집값이 다소 주춤해질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예측 가능성은 높아진 만큼 시장에 퍼진 재건축 기대감이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전 주에 비해 0.02%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다. 지난주에 13주 연속 이어온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됐으나 한 주 만에 다시 떨어진 것이다. 지난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가 시행되면서 시장에 매물 증가 기대감이 번지고 있고 미국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부동산원 분석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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