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 공급 차질에 바이든, 美 작황 개선 대책 내놓았다

이모작 진작·비료 생산 투자 2배 증액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발 식량 수출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식량안보가 위협받는 가운데, 미국이 작황 개선을 통해 식량난 해소에 직접 나서겠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캥커키카운티 한 농장을 찾아 "불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밀, 옥수수, 보리, 기름종자, 식용유 등 다양한 주식의 글로벌 가격을 상승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쟁 전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약 30%를, 보리 수출의 약 20%를 담당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미국은 두 개의 전선과 싸우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치솟는 물가가,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민주주의 수호를 돕고, 러시아의 잔학 행위(침공)로 전 세계에서 굶고 있는 이들을 먹여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법론으로는 작황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1년간 같은 땅에서 상이한 두 종류의 작물을 심어 거두는 농작법인 '이모작'을 진작하기 위해, 이모작 보험 적용 대상 지역(카운티)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모작은 기후 조건 등으로 인해 한 해 농사를 아예 망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강조해온 기후변화 위기에서 이런 위험은 더 커진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는 농부들에게 재정적 안정을 주기 위해 농작물 보험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일단 목표하는 농산물 수출 규모는 지난해 수준이다. 작년 성장기(growing season, 겨울~가을) 미국은 1770억 달러(약 228조 원) 규모를 수출한 바 있다.

또한 백악관은 재배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내 비료 생산 투자액을 기존 2억5000만 달러에서 5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식량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세계적인 비료 부족 현상이 꼽히기 때문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공급망 교란으로 비료 가격은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비료의 최대 생산국이기도 하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세계 요소 및 질산암모늄 수출을 각각 11%, 48% 차지해왔다.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러시아와 그 동맹 벨라루스산 비료 구매를 중단 중인 점도 비료 부족 현상의 한 원인이다. 두 나라는 세계 칼륨 수출의 약 40%를 담당해왔다.

이 같은 조치들은 미국 전역의 농촌 지역사회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이 재배한 음식의 새로운 시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백악관은 이날 오전 바이든 대통령의 농장 방문을 앞두고 발표한 팩트시트에서 강조했다.

앞서 유엔은 러시아발 식량난, 에너지, 금융시스템에 대한 도미노 위기에 전 세계 약 17억 명이 노출돼 있다고 지난달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뜩이나 영양실조 상태에 있던 국가들의 기근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엔 식량이 평소 부족하지 않던 나라에서도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인이 식료품 구입에 지불하는 액수는 한 달 사이 1% 올랐으며, 전년에 비하면 10.8% 상승했다.

sabi@news1.kr

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