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서 벗어나고 있지만 이 질환 등 후유증 여전

이승구 2022. 5. 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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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환자 '후각장애' 고통 호소..상기도감염 원인 다수
1년 내 완치..1년 넘기면 바로 병원서 진단·치료 받아야
양방치료도 좋지만 침·뜸·한약 등 사용 한방치료 효과적
후각장애.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후각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후각장애는 후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상기도감염·비부비동질환·두부외상·고령 등 원인이 다양한데, 감기를 포함한 상기도감염이 가장 흔하다.

12일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에 따르면 후각장애의 종류는 후각의 부분적 상실인 ‘후각감퇴’, 완전 상실인 ‘후각소실’, 냄새를 다른 냄새로 느끼는 ‘착후각’ 등이 대표적이다. 상기도감염 이후에는 이 중 어느 것이라도 올 수 있다. 

원인에 따라서는 ‘전도성 후각장애’와 ‘감각신경성 후각장애’ 등으로 나뉜다. 전도성 후각장애는 비염․감기 등으로 코가 막혀서 냄새가 안 맡아지는 것으로 원인 질환이 치료되면 좋아진다. 하지만 감기가 다 낫고 나서도 냄새가 안 맡아지는 것은 감각신경성 후각장애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며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필요하다.

후각장애.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경우도 질환 중 코가 막히면서 냄새가 안 맡아지기도 하지만 후각 수용세포의 손상으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감기보다 후각장애가 계속 남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처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 6개월 후 61%에서 후유증을 보였으며, 그중 후각․미각 장애가 25%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장애는 여러 방면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음식 섭취에서 가장 큰 문제가 생긴다. 우리가 맛으로 인지하는 부분은 사실 미각보다 후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더 큰데, 이 부분이 상실되면서 음식이 현저히 맛없게 느껴지게 된다. 

즉, 인생에서 큰 재미인 식도락을 빼앗기게 돼 우울증 발병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나아가 후각장애 환자들은 치매의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치매의 전조증상이기도 하지만 후각장애가 장기간 지속하면 치매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후각장애는 1년 이내에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1년이 지나도 치료되지 않는 후각장애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개월 이상 호전되지 않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양방에서는 상기도감염 이후 남은 후각장애의 치료에서 경구용·비강용 스테로이드제, 비타민제, 아연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한방에서도 후각장애 치료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관련 근거 논문도 발표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후각장애 환자에서 침치료군이 비침치료군에 비해 후각이 호전됐다는 국제연구도 발표된 바 있고,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한 후각장애에도 한약치료군이 대조군보다 증상이 호전됐음이 해외 논문에 발표되기도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에서도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 중 특히 감기 후에 발생한 후각장애에서 한방치료 후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약과 코 주변의 침·뜸 치료는 비점막의 부종을 완화하고 부비동의 환기를 개선하며, 후각신경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또 항염증 효과가 있는 한약 증류액을 콧속으로 뿌려 후각세포가 분포된 영역을 자극해 준다. 

지금 냄새가 맡아지지 않더라도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를 자꾸 맡아줌으로써 후각세포를 재활시켜주는 후각 재활 치료도 자주 사용된다. 이 치료는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후각 자극물질을 따로 받아서 쓰는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냄새든 자꾸 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다 후각 재활 치료가 될 수 있다. 

후각세포의 회복은 서서히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며, 치료 반응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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