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美 연준의 물가대응이 늦어진 3가지 이유

유병훈 기자 2022. 5. 12. 13: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날이 커져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적 통화정책를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비판이 연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 시각) 연준의 전·현직 인사들이 지난해 가을부터는 긴축을 시작했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랜들 퀄스 전 연준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이후 통화완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철회하기 시작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청사 전경/뉴욕 신화=연합뉴스

나날이 커져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적 통화정책를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비판이 연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 시각) 연준의 전·현직 인사들이 지난해 가을부터는 긴축을 시작했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랜들 퀄스 전 연준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이후 통화완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철회하기 시작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연준 전·현직 관계자들은 그러나 ▲당시로서는 인플레이션이 이토록 심해질지 예상을 못했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공언들이 족쇄가 됐으며 ▲연준의 의사결정 구조상 빠른 기조 전환이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연준은 지난해 봄부터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였지만 11월이 돼서야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했고 기준금리는 지난 3월에야 인상했다. 이처럼 연준의 대응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당시로서는 연준이든 민간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일시적·국지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는 항변이 나온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데이터를 다른 렌즈로 보는 것이 동물의 속성”이라고 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 문제도 걸려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민주당 당원이기도 한 라엘 브레이너드 당시 연준 이사(현 부의장)를 새 의장 후보로 검토해, 파월 의장으로서는 정권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긴축으로 실업률이 상승했다면 파월 의장의 재임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퀄스 전 부의장은 “연준의 미래 리더십이 어떻게 될지 명확해지기 전까지 정책 대응을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로 흔들리던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취했던 조치들도 정책 전환의 걸림돌이 됐다. 연준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약속하면서 고용시장이 상당 수준 회복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하고 채권도 계속해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우선 채권 매입을 줄여나가다가 완전히 중단하고, 이후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연준으로선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조치였지만 긴축 국면으로 선회해야 할 타이밍에선 스스로 족쇄를 채운 셈이 됐다. 리처드 클래리다 전 부의장은 “사전 지침(포워드 가이던스)에도 이익 뿐 아니라 비용이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연준의 의사결정 구조도 문제가 됐다고 했다. 그는 “위원 19명이 토의에 참여하고 12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결정 시스템 상, 위원간 합의를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연준의 정책이 (과감하지 못하고) 점진적으로 변화하게 되는 이유”라고 했다.

이같은 자성론을 바탕으로 연준 내부에서 긴축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0.75%포인트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내부에서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스터 총재는 블룸버그TV에서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안을 영원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하반기에도 물가상승률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속도를 더 올려야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도 “지금은 금리를 올려야 할 때”라면서 “선제적으로 시작해서 완료하고, 그 후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판단한 뒤 (금리인상을) 더 할 필요가 있다면 더 해야 한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