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점 아직?' 예상치 웃돈 CPI..국내 증시도 '부담'(종합)

박응진 기자,강은성 기자,손엄지 기자,이기림 기자,황두현 기자,정지형 기자 2022. 5. 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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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빅스텝 기조 지속 가능성 높이는 결과 초래"
"6월 FOMC까지 변동성 확대 감내해야..낙폭은 크지 않을 것"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8.3%를 기록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강은성 기자,손엄지 기자,이기림 기자,황두현 기자,정지형 기자 = 간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점 통과'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물가가 계속 높아지면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주식시장의 자금 유출도 계속돼 하방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주가 조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도 나스닥 지수가 3%대 급락하는 등 4월 CPI 발표 여파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연준의 빅스텝 기조 지속 가능성 높이는 결과 초래"

증권가는 간밤 발표된 미국 4월 CPI를 놓고 "물가 정점론이 탄력을 받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월(3월)과 비교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간밤 미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3월·8.5%)과 비교했을 때는 둔화한 수준이지만 시장 전망치 평균을 뜻하는 컨센서스(8.1%)는 웃돈 수치다.

증권가는 4월 CPI가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등 긴축 기조를 거둬들일 만큼의 강한 물가 변곡점을 만들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물가 수준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지속시키는 동시에 연준의 빅스텝 기조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물가 안정이 기대보다 더딘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면서 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런 가운데 변동성이 큰 음식·에너지를 제외한 4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6.2% 올랐다. 시장 상승률 예상치(각가 0.4%, 6.0%)를 모두 상회했다는 점도 물가 정점론이 탄력을 받기 힘들게 된 배경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도 여전히 글로벌 물가에 부담이다.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 경계감" vs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물가 상승률의 진정 국면을 놓고는 전망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에 대한 블룸버그 시장 컨센서스 중간값은 2분기 기준 7.6%이나 8%내외로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3분기(7~9월)와 4분기 전망치 역시 높아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희진 KB증권 연구원 당장 물가 안정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올해 3분기 중에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실질적인 둔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2분기(4~6월)는 날씨가 따뜻해지고 드라이빙 시즌도 시작돼 외식 등 리오프닝 관련 서비스를 중심으로 가격 전가가 진행될 여지가 남아있다"며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비 물가 상승률이 더 하락하겠지만 모멘텀(상승동력)의 실질적인 둔화는 3분기 중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뉴욕증가 폭락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2022.5.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6월 FOMC까지 변동성 확대 감내해야…낙폭은 크지 않을 것"

미국 4월 CPI가 시장 기대보다 덜 꺾인 상황은 국내 증시에도 당분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 급락했다. 다우 지수는 1.02%,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1.65% 각각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포함해 6월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불가항력적인 변동성 확대는 감내해야 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뉴욕 증시에서) 높은 수준의 물가로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팬데믹(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시기 일상적으로 누리던 여유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에 팬데믹 수혜 업종이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매물 출회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저점 매수 전략을 유지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커진 구간이지만 최근의 증시 급락은 '패닉셀링'(공포매도)인 만큼 장중 저점 및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수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컨센서스가 물가 정점 통과 기대 등으로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보고, 코스피 2600선 비중확대 및 2600선 이하 적극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하라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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