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예상치 웃돈 소비자물가상승률에 큰 폭 하락

[경향신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일(현지시간) 증권거래인이 일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피크아웃)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이 식으면서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 이상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6.63포인트(1.02%) 하락한 31834.1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5.87포인트(1.65%) 떨어진 3935.1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373.43포인트(3.18%) 밀린 11364.24로 장을 마감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4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8.3% 오른 것으로 집계돼, 전달 기록한 상승률 8.5%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이 예상했던 8.1%보다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 전달 대비로는 0.3% 올라 지난 3월의 1.2%을 밑돌았지만 시장의 예상치인 0.2% 상승은 상회했다.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4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6.2%, 전달보다는 0.6%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0%, 0.4%를 각각 넘어선 것이다.

시장에선 이날 CPI 발표 전까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수치가 예상치를 넘어서자 참가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장중 0.12%포인트가량 오른 2.74%까지 올랐다.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를 돌파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줄여 전장보다 0.06% 하락한 2.9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다는 소식에 26% 이상 폭락했다. 햄버거 체인 웬디스의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순익 발표에 11% 이상 밀렸다. 리비안의 주가는 포드의 주식 매각 소식에 9% 이상 급락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