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 심장사상충 예방과 검사

정기영 대전수의사회장 2022. 5.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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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대전수의사회장

여름이 되면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보호자들의 동물병원 내원이 늘어나게 된다. 평소보다 잦은 야외 활동으로 반려동물이 다치는 경우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여름철 극성인 모기로부터 감염되는 '심장사상충에 대한 예방약' 처방을 위해 매달 1회씩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심장사상충은 여름철 모기를 중간숙주로 하여 개에서 심장과 폐를 포함한 순환기계 질환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반려견의 몸에 있던 성숙한 수컷과 암컷 심장사상충은 서로 교미하여 반려견의 혈액 내로 유충을 배출하게 된다. 이들 자충은 이후에 모기가 반려견을 흡혈할 때 모기의 몸속으로 들어가 성장하여 감염 유충이 되는데, 이들은 모기가 다시 반려견을 흡혈할 때 반려견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반려견의 몸으로 들어온 유충은 성장하여 성충이 되고, 암컷과 수컷 성충이 교미하여 다시 유충을 배출하게 된다. 결국 감염된 반려견에서 모기로, 다시 모기로부터 반려견으로, 그리고 다시 모기로, 이렇게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쉽게 말하면 대략 50일 정도 성장한 유충까지 사멸하는 효과가 있다. 즉 심장사상충 예방법은 모기를 통해 들어온 감염 유충을 주기적으로 구제하여 성충이 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미 성충이 되어버린 사상충은 아무리 예방약을 투여하여 구제하려 해도 효과가 없다. 예방약은 유충을 제거하는 것일 뿐 성충은 여전히 존재하며, 성충 제거를 위해서는 특별한 치료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정 기간 예방약을 투여하지 않았으면 반드시 투여 전에 검사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예방약을 투여하고 있는 경우에도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간이 검사는 소량의 혈액을 사용해 단시간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은 편이다. 물론 간이 검사법이 6개월 이상의 암컷 성충의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방법인 탓에 감염 6개월 이내의 경우에는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6개월 이후 재검사를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실제로 유기견을 데리고 온 보호자가 동물병원에서 최초 검사에서 음성 진단을 받았으나 6개월 이후에 정기검진에서 감염이 확인돼 치료받는 일도 있다.

심장사상충으로부터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기적으로 예방약을 투여하고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다. 예전보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독하다고 생각하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심장사상충 예방을 외면하는 보호자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도 허브 치료제라며 효과도 증명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단순한 모기 기피제를 심장사상충 예방약으로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일부 보호자는 감염되면 치료하겠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감염된 심장사상충은 폐혈관과 심장에 나쁜 영향을 줘 건강을 해치고, 주사 제제를 이용한 내과적 치료법이든 직접 폐혈관의 기생충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법이든 모두 위험을 동반한 치료를 하게 된다. 또 치료에 성공한 이후에도 사상충이 남긴 후유증을 가지고 살게 된다. 따라서 주기적인 예방약 사용과 검사는 심장사상충으로부터 반려동물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정말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비전문가의 이야기가 아닌 수의사의 조언을 통해 올바른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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