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예상 웃돈 CPI에 하락..나스닥 3.18%↓

급격한 물가 인상과 긴축 우려로 미국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UPI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발 공급 우려에 WTI 가격은 6%↑

뉴욕증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물가상승 우려가 지속해 하락을 면치 못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326.63포인트(1.02%) 떨어진 3만1834.11로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보다 65.87포인트(1.65%) 밀린 3935.1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3.43포인트(3.18%) 하락한 1만1364.24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4월 CPI와 국채금리 동향이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라 전월의 8.5% 상승보다는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8.1%)는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4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6%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6.2% 올랐다. 시장의 예상치인 0.4%와 6% 상승을 모두 웃돈 것이다. 근원 CPI는 지난 3월 기록한 전월 대비 0.3% 상승과 전년 대비 6.5% 상승과 비교해 전월 대비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지수 선물은 개장 전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2bp(0.12%포인트)가량 오른 2.74%를 찍었으며, 마감 시점에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를 돌파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줄여 2.92%로 전날보다 6bp가량 하락했다.

기업의 실적도 대체로 부진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다는 소식에 26.4% 폭락했다. 리비안의 주가는 포드가 주식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9.61% 하락했다. S&P500지수 내에선 에너지와 유틸리티, 자재 업종만 올랐다. 임의소비재, 기술, 통신, 금융, 산업 관련주는 모두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5% 이상 하락해 3월 저점을 하향 돌파했다. 테슬라의 주가도 8.25% 빠졌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가스관 가동 중단 사태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95달러(6%) 오른 배럴당 105.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운송 기업 GTSOU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러시아의 방해로 루한스크주 노보프스코우 가스 압축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퍼졌다. 노보프스코우 시설은 하루 최대 3260만㎥의 가스가 지나는 통로로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의 3분의 1이 거쳐 간다. 유럽연합(EU)은 현재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시장에서는 합의안이 나올 경우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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