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돈바스 찍고, 南항구로 간다"..푸틴의 작전이 소름 돋는 이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간 예측하기 어려운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군이 병력을 집중 배치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주) 지역 뿐 아니라 남부 항구도시 전체를 장악해 우크라이나를 내륙국가로 전락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관측이다.
10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돈바스 전투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실히 끝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푸틴은 돈바스를 넘어선 목표를 성취하려고 한다"며 "그는 식량·에너지 부족, 인플레이션 악화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서방 세계의 결의가 약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방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등 동부전선에 그치지 않고 남부 항구도시까지 완전히 손에 넣는 시나리오를 썼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전승절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전쟁 장기화를 예고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BBC도 "적대행위를 끝낸다는 아무런 신호를 주지 않은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짚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일종의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는 봤다. 스콧 베리어 DIA 국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이 이기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름반도를 병합한 이후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세력을 경제·군사적으로 지원하면서, 돈바스 일대 분리주의 세력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3분의 1 가량을 장악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군과 반군 세력은 이들 지역의 전면 통제권을 획득할 전망이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장악이 마무리되는 대로 아우조해와 흑해를 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헤르손 등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전쟁 초기만해도 러시아군이 마리우폴과 멜리토폴, 헤르손 등에 공격을 퍼붓는 것은 크름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전선을 확보하려는 의도 정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의 목표는 구체화하고 있다.
크름반도와 맞닿은 헤르손과 멜리토폴, 마리우폴, 돈바스 루트를 장악하면 러시아 영토와 이어지는 육로가 완성될 뿐 아니라 흑해와 아우조해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 헤르손 옆 우크라이나 최대 물동항인 오데사까지 진영을 넓히면 항로를 통한 서방의 전쟁물자 공급을 차단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는 동남부 항구도시를 모두 빼앗긴 우크라이나가 내륙국가로 전락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기가 저하된 러시아군의 역량이 푸틴의 야망을 따라가기 어려워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항구도시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우크라이나군이 필사의 반격을 펼칠 것이 불 보듯 뻔한 것도 전쟁 장기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헤인즈 DNI 국장은 "앞으로 수개월은 한층 더 예측할 수 없고 잠재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럽 일부 국가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이 아닌 휴전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미 백악관에서 진행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유럽인들은 최소한 휴전 협상이라도 재개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직·간접 소통 채널을 활용해 휴전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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