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MZ' 은행 문턱 못넘고 저축은행으로..연체율도 '꿈틀'

김정현 2022. 5.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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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A씨(28)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면서 처음으로 저축은행을 찾게 됐다.

11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해 분석해보니 지난해 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 5대 저축은행의 20대 신용대출(기타대출) 잔액은 1조2865억원으로 전년대비 17.2%(1888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말 20대의 저축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4.1%로 1년 전(2.9%)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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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저축은행서 20대 신용대출 17% '껑충'
문턱 높음 시중은행선 비슷하거나 줄어들어
금리상승기 우려..연체·부실여신 5년래 최고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A씨(28)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면서 처음으로 저축은행을 찾게 됐다. 먼저 찾은 시중은행에서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신용대출을 거절당해서다. A씨는 “생각보다 대출 승인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출상담사를 통해 저축은행을 추천받았다”며 “금리는 높지만 일단 자금을 빌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금난에 처한 20대가 저축은행 문을 대거 두드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심사과정이 까다로운 시중은행문턱이 높은 시중높은 신용점수와 정규직 직장정보 등이 필요해 문턱이 높은 시중은행 대신 자금조달이 유리한 저축은행에서 급전을 융통한 것이다. 2금융권 마지노선으로 인식되는 저축은행 대출을 받은 청년들의 경우 여타 업권 대출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본격적인 금리상승기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해 분석해보니 지난해 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 5대 저축은행의 20대 신용대출(기타대출) 잔액은 1조2865억원으로 전년대비 17.2%(1888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20대 신용대출 잔액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KB국민은행의 작년말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1조9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58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신한은행은 2조1962억원으로 12.6%(3177억원)나 줄었다. 하나은행(1조4236억원)도 0.3%(44억원) 줄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은 20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출은 2금융권 가운데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들이 주로 사용한다”면서 “생계가 어려워 자금이 급히 필요한 청년층의 대출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수자료에 꼬리표가 달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금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면서도 “20대의 경우 여타 연령층보다 소득 수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신용대출이 잘 승인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대출자의 경우 다른 금융사에서도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최근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부담에 허리가 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고정금리가 많아 이자가 갑자기 많아지는 상황은 거의 없다”면서도 “다른 대출과 중복해 대출을 일으켰다면 상환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일부 현실화하고 있다. 연체율부터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대의 저축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4.1%로 1년 전(2.9%)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6년 말(6.3%)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30대(3.4%)나 40대(3.0%), 50대(3.2%) 연체율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20대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6.1%로 전년(3.9%) 대비 2.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2016년 말(7.0%) 이후 5년 만의 최고치다.

윤창현 의원은 “2금융권의 선두주자로서 저축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며 “고금리 상품이 취급되는 만큼 대출의 이동성을 보장하고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소비자 보호대책도 꼼꼼하게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think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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