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후보자 청문회 '이해충돌' 초점..결정적 한방없이 종료(종합2보)

김민석 기자,황덕현 기자,신윤하 기자 2022. 5. 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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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VC 스펙 의혹에 잠시 울먹..오후엔 차분히 답변
각종 의혹에 "시기 달라" 반박..'내부정보 투자'엔 "큰 책임감 느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황덕현 기자,신윤하 기자 = 10일 열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인사청문회는 23억원 규모 보유 주식 및 정부 산하기관 사업 수주와 관련 이해충돌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당 의원들은 기업주식(50%이상)을 보유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법을 발의하거나 정부 사업·용역을 수주한 것 등에 대해 이 후보자 생각을 물으며 검증에 나섰다. 다만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이날 이해충돌 관련 질의에 관계 법령에 따라 공정한 절차에 의해 체결됐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후보자는 테르텐 대표시절 정부 기관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용역을 수주했거나 납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문위원 기간과 제품 수주 기간에서 크게는 10년 정도 간극이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도 테르텐이 피감기관인 금융위원회, 인사혁신처에 납품한 데 대해선 "부족했고 생각이 깊지 못했다"면서 "공공기관이 조달청에 등록된 것에 따라 구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우 조달청에 제품이 등록 돼 있고 적법한 절차에 따른 계약을 수주했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을 지내며 백지 신탁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21대 비례 대표로 선정되면서 회사를 정리하는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다"며 "또 (테르텐 주식을) 백지신탁할 경우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매각된다고 (당시엔) 알았기 때문에 주주와 상의해서 (백지신탁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2년이라는 기간을 대주주와 직원에게 줬기 때문에 양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비상장 주식으로 와이얼라이언스 4만2000주와 테르텐 주식 17만720주를 보유하고 있다. 평가액은 20억2439만원이다. 상장주식으로는 Δ현대차 120주 ΔHMM 10주 ΔSK하이닉스 170주 Δ대우건설 890주 Δ삼성생명 200주 Δ셀트리온 7주 Δ카카오뱅크 60주 Δ한화시스템 120주 Δ현대모비스 57주 등도 보유했다. 평가액은 총 8692만6000원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 후보자는 본인이 세운 벤처캐피탈인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가 박성택 전 중소기업중앙회장의 기업 경영권 인수에 개입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는 멜콘이라는 기업의 주식을 40.3%까지 매수하는 데 관여하고 자사주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멜콘의 최대 주주 지위를 박성택 전 중기중앙회장에게 넘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 전 회장은 10% 주식 추가 매수로 멜콘의 지분 50.3%를 획득하면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날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엔젤투자를 하기 위해 벤처캐피털(VC)을 만들었다는 의도는 껍데기에 불과하며 개인 금고처럼 활용한 것 아니냐"고 꼬집자 이 후보자는 "중기부 컨설팅을 받아 와이얼라이너스가 2년반 동안 활동했는데 밑에 VC를 만들어서 활동하기로 결정했다"며 "VC를 만들고 9개월 만에 퇴사했고 일부는 스펙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그걸로 국회의원이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해충돌 관련 반복되는 질의에 오전엔 다소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VC 스펙 의혹과 관련 "결코 정치를 하기 위해 (기업) 스펙을 만들거나 일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반박할 땐 잠시 울먹이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후보자는 "제가 완벽하지 못해 기업 운영과 관련해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제가 한 가지 정말 말씀드릴 부분은 제가 무능하거나 부족했을 수는 있지만 정치를 하기 위해 기업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 2022.5.1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 후보자는 오후 청문회에서는 마음을 진정시킨 채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차분히 답변을 이어갔다.

모친 명의 집에서 살면서 전세 계약을 맺어 증여세를 회피했다는 지적에 대해 "제가 (모친 명의 집 전세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반박했다. 국세청 조사가 필요하면 응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자가 모친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 4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거주하면서 쪼개기 계약과 증여세 회피 의혹이 불거졌다.

이 후보자는 "제가 팔순이 넘으신 어머님에게 증여해야 할 이유가 하등 없다"며 "어머니는 경제관념이 확실하셔서 전세 확정일자를 다 받아놨기 때문에 제가 채권자로 돼 있다. 사적인 거래가 아니라 채권을 법적으로 보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제가) 4억만 받고 나머지 금액은 자녀들이 다 N분의 1 해서 받게 되는 것"이라며 "오해를 살 수 있다면 그것도 (법적으로) 알아보고 시정하겠다"고 했다.

본인이 설립한 벤처캐피탈이 음란물과 다름 없는 웹툰에 직접 투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블라인드펀드였기 때문에 개별 창작물의 내용은 몰랐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벤처캐피탈이 내부정보를 활용해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외 일부 잘못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가 내부정보를 활용해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는 "그런 의혹이 있을 것 같다"며 "큰 책임감을 느낀다. 주주로서도 굉장히 큰 실망감이 들고 있다"고 답하며 고개를 떨궜다.

강 의원에 따르면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가 이스라엘 모태펀드 요즈마펀드로부터 1억원을 받고 의료장비 업체 나녹스에 관한 컨설팅을 해줬는데 나녹스가 나스닥에 상장되기 직전(2020년 8월21일)에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가 나녹스 주식을 사들인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제가 의정 활동에 매진하느라 주주로서 사회적 책무를 하는 데 수월함이 없었을 것(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 같다)"이라며 "제가 주주긴 하지만 회사를 챙기지 않아 이렇게 지적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죄송하고 속상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끝나기 직전 나녹스 관련 "해당 기업은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 당시 은행 공모주청약을 통해 주식을 매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테르텐이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업체인 동경서적에 디지털 보안 기술을 수출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직에 몸담고 있는 만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입장을 냈다.

이 후보자는 테르텐 대표 시절 2011년 2월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업체로 알려진 동경서적과 디지털교과서 서비스를 계약했다. 당시 테르텐의 기술은 동경서적이 일본 700여개의 초중고교에 전자교과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데 사용됐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학영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편 이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게약서에 최소한 납품단가를 연동해야 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넣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개인적 소신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문제는) 20년이 넘은 고질적인 문제이므로 자율적인 상태로 시장에만 맡길 수 없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납품단가를 연동해야 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계약서에 넣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결론을 내렸다는 약정서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중고차 시장이 규모의 영세성에서는 더 이상 보호의 대상이 아닌데 소득의 영세성에서는 보호대상이 되는 부분도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퇴임 뒤 최소 3년간은 기업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비례)은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르면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의 직원은 퇴직일부터 3년간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며 "이는 기업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도 포함된다. 장관 그만두고 몇년간 이해관계 충돌 의심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하자 이 후보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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