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수연씨 영결식 '별보다 아름다운 별, 지상에서 천상으로'
[경향신문]
배우 강수연씨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식장에는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영화인장으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 사회는 배우 유지태씨가 맡았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임권택 감독, 문소리·설경구 배우, 연상호 감독이 차례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 이사장은 “스물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 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멍에를 지고 당신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당신은 억세고 지혜롭고 강한 분이었습니다”라며 “비록 강수연씨 당신은 오늘 우리 곁을 떠났어도 지상의 별이 졌어도,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들을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했다.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으로 강씨와 작품활동을 한 임권택 감독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강씨는 두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와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국내 최초로 ‘월드 스타’라 불리는 배우가 됐다. 임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고 했다.
설경구씨는 1999년작 <송어>로 강씨와 처음 만났던 때를 추억했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배우인 저에게 앞으로 영화를 계속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셨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문소리씨는 내내 울먹이는 목소리로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을게요. 언니 얼굴,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 이 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라고 추도사를 마쳤다.
강수연씨의 유작이 된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SF영화라 두려움이 컸는데, 몇 번의 만남 끝에 (선배님이 영화를) ‘해보자’고 했을 때 저는 뛸 듯이 기뻤다. 저에게 든든한 빽이 생긴 것 같았다”며 “선배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선배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선배님의 마지막 빽이 되어주겠다”고 말했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4세 때부터 아역배우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50년 넘게 배우로 살았다. 고인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져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인 7일 숨을 거뒀다. 고인의 유해는 용인공원에 안치됐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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