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골때녀' 액셔니스타, 2:0 승리..'챔피온' 불나방, 충격의 예선탈락
11일 저녁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는 두 시즌 연속 디펜딩 챔피언을 기록한 fc불나방과, 무서운 기세로 최종 우승을 차지한 fc액셔니스타의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FC불나방이 경기에서 지면 탈락 확정인 상황.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이던 fc불나방은 2주 전 fc구척장신과의 슈퍼리그 첫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 충격에 빠졌다. 하승주 감독은 패배 후 "따지고 보면 여러분들이 쟤들에게 모든 게 뒤진다"고 냉혹한 현실을 지적했었다.
충격의 첫 패 그 후, 안혜경과 서동주 등 fc불나방은 속상함에 눈물을 보였다. 항상 다른팀을 울리던 이들의 첫 눈물이었다. 레전드 박선영조차 "20대가 축구를 해서 느는 거랑, 저희가 느는 거랑 다르다. 우리는 단지 유지를 하면 다행인데 더이상 발전이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뼈를 깎는 노력을 했고, 불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두번째 경기를 대비했다.
한편 fc액셔니스타는 지난 시즌1 2전 2패로 탈락했었지만, 4개월 뒤 시즌2에선 내리 4연승하며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다. 이영표 fc액셔니스타 감독은 "개막전을 보고 저는 여전히 불나방은 관록의 팀, 우승팀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중심엔 박선영 선수가 있다"며 "저희 팀이 그래도 조금 더 나은 건 세트피스나 킥력이다. 그걸 극대화시켜 효과적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작전을 밝혔다.
이영표는 "제가 중학교 때 형님 보면서 월드컵을 보고 그랬다"며 그가 우상이었음을 밝혔다. 이어 "제가 막내로 국가대표팀에 들어갔을 때, 형님이 팀의 최고참이었다"고 말했다.
하석주는 "그 당시 최고참이었는데, 너하고 같이 들어온 막내라인 박지성, 설기현, 송종국, 얘네들이 참 나중에 성공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까지지 않고 성실했다. 그게 그대로 가더라. 애들 빨래도 잘 갰다"고 칭찬했다.
그렇게 과거를 떠올리던 하석주는 "세월이 참 많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었다"며 "내가 여기에서 감독들 집합해서 기합을 줄 순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이영표는 "지금도 주시면 받겠다. 엎드려 뻗쳐 하라 그러면 하겠다. 지금도 항상 준비가 돼있다"고 긴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불나방의 맹공에 액셔니스타는 주춤했다. 액셔니스타의 정혜인이 공격을 계속 시도했지만 송은영 등이 곧장 막아냈다. 이에 이수근은 "불나방은 체력만 잘 유지하면 오늘 좋은 경기 보여주겠다"며 기대했다.
정혜인의 킥인에 신효범은 온몸을 던져 볼을 막아냈다. 이영표는 "너무 가까이 있지 말라"고 웃었고, 하석주는 "킥을 그렇게 세게 차면 안 된다. 앞에 나이가 몇 살인데, 그냥 땅볼로 하라"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처럼 불나방의 끈끈한 조직력에도 정혜인은 강력한 킥으로 골문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하석주 감독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작전타임을 외쳤다. 하 감독은 "킥은 지금 굉장히 위험하다. 우린 킥인을 안 주는 게 제일 위험하다. 지금 주도하는 상황으로 만들었지만 골 먹히면 힘이 쫙 빠진다. 우린 아파도 아픈 게 아니다. 버텨라"고 직언했다.
이영표 감독은 "하 감독님이 경험이 많아서, 완전히 우리에게 공간을 안 주려고 막아선 거다. 드리블로 상대팀을 유도해서 터치아웃시킬 수 있다. 그럼 우리 또 킥인이다. 조금 급하다, 조금 침착하게 해보자"고 지시했다.
두 강팀의 막상막하 경기력에 전반 중반, 팽팽한 교착 상황이 계속됐다. 결국 0:0으로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전반전이 종료됐다.
박선영은 서동주의 킥인을 이어받아 무차별 터닝 슛을 선보였다. 불나방의 송은영, 조하나, 서동주 등도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에 이수근은 "사실 박선영 선수가 원톱이었는데, 이젠 모든 선수들이 원톱이다. 그냥 다 탑이다. 상향 평준화됐다"며 감탄했다.
그렇게 후반전 종료 3분 전, 안혜경의 골킥을 정혜인이 받았고 박선영이 계속 커트, 신효범과 함께 압박에 성공했다. 이어 송은영의 기습 중거리슛을 박선영이 받아 코너킥 기회를 얻어냈다. 박선영의 볼은 옆그물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다시 한번 액셔니스타가 볼을 가져갔고, 이혜정과 최여진이 상대 골문 앞을 지키러갔다. 정혜인은 사과 머리를 묶으며 심기일전했다. 그의 킥은 박선영-이영진-서동주가 차례로 막아냈다.
경기 종료 직전, 정혜인은 서동주의 킥인 볼을 받아내 최여진에게 다시 공을 받았고, 빠르게 질주해 상대편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안혜경이 막아냈다. 정혜인의 세컨볼도 골문을 빗겨갔다.
이어 서동주의 핸드볼로 FC액셔니스타에 페널티킥 기회가 부여됐다. 주장 최여진이 부담과 기대를 안고 키커로 나섰다. 종료 1분 전, 최여진은 완벽한 페널티킥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불나방 키퍼 안혜경은 허탈한 표정으로 "죄송하다"고 미안해 했다. 경기 내내 전력을 다한 서동주는 죄책감에 울먹였다. 주장 박선영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막판까지 불나방은 전력을 다해 공격 기회를 노렸다. 하석주는 30초 남은 가운데, 안혜경 골키퍼 자리에서 빼고 공격수 신효범을 투입했다. 마지막 박선영-서동주의 세트피스는 정혜인에 막혔다.
공을 빼앗은 정혜인은 골키퍼 없는 골대로 달려가 쐐기골을 넣었다. 그렇게 경기는 액셔니스타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박선영은 "사실 1골 전까지는 너무 대등한 경기여서 승부차기 가나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이제 5,6위 결정전이 남았는데 5위는 정말 하고싶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는 FC월드클라스 대 FC개벤져스의 맞대결로 예고된 상태로 기대감을 높였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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