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임이'가 필사한 그 책이 보고 싶소

이성희 기자 2022. 5. 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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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도시유적전시관서 '의빈 성씨' 관련 전시..7월10일까지

[경향신문]

의빈 성씨가 궁녀 시절 필사한 것으로 추측되는 고전소설 ‘곽장양문록’ 1~10권이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잘 알려진 성덕임을 조명하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성덕임은 조선시대 정조의 후궁 의빈 성씨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드라마 속 덕임이 필사했던 ‘곽장양문록(郭張兩門錄)’ 완질이 최초로 전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7월10일까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성덕임 그리고 의빈 성씨 이야기’를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의빈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사실 많지 않다. 실록과 일성록, 한중록 등에 짧게 언급된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드라마와 소설 등에서 회자됐던 덕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각종 사료와 유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을 모으는 유물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덕임이 필사했던 ‘곽장양문록’이다. ‘곽장양문록’은 작자·연대 미상인 고전소설로, 중국 당나라 덕종과 헌종 시대를 배경으로 곽씨와 장씨 두 가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궁녀였던 덕임을 비롯해 정조의 두 여동생인 청연군주와 청선군주 등이 필사에 참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은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 소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재 총 10권이 전해내려오는데, 3~10권은 2008년 고서수집가 홍두선씨가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1~2권은 전북대 홍태한 교수가 소장하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완질이 됐다.

의빈과 정조 사이에는 문효 세자와 딸이 있었으나 딸은 일찍 사망했다. 문효 세자마저 1786년(정조 10년)에 세상을 떠났으며, 같은 해 의빈 또한 셋째 아이 임신 중 사망했다. 의빈 성씨의 후손이 남아 있지 않은 현재 ‘곽장양문록’은 그가 남긴 유일한 흔적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덕임과 산(세손 시절 정조)이 읽었던 ‘시경(詩經)’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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